"실제 착공시기 가늠 어렵다"
의왕·의정부 등 신규 택지
GTX 없으면 매력 떨어져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TX-B·C 노선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착공식을 열었지만 실착공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외 환경 불확실성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이 겹치며 시공사들이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GTX-B 노선은 재정 투입 구간(용산~상봉)과 민자 구간(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으로 구분된다.
민자 구간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담당한다. 민자 구간 착공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시공사 측과 금융 주선 기관인 신한은행 측이 사업 리스크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앞서 GTX-A 노선 사업 주관사로도 나선 바 있다. 하지만 GTX-B의 경우 철도 노선의 투자금 장기 회수 리스크가 주목받으며 시공사 측과 사업 참여 방식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GTX-C는 고금리에 따른 PF 시장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대주단과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 약정을 체결하지 못하며 실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9월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안 분석 자료에서 "GTX-B 노선은 2024년 말 착공을 시작하는 경우 공사 기간을 72개월로 고려해도 완전 개통 시기는 2031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TX-C는 정부 개통 목표 시기가 2028년으로 GTX-B 노선보다 더 빨라 적시 개통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GTX-C 개통 지연이 장기화되면 정부가 이달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의 교통 개선 대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수도권 4곳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의왕 오전왕곡(1만4000가구)과 의정부 용현(7000가구)은 모두 인근에 신설 예정인 GTX-C 철도와 연계를 강화해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핵심 교통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오전왕곡에서 삼성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마을버스와 광역버스, 지하철 환승을 통해 1시간 이상을 달려야 한다. 하지만 GTX-C 노선이 개통되면 버스를 통해 의왕역에 도착한 뒤 GTX 열차를 타면 단번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GTX-C 노선의 지연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강북 대개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북 대개조의 하나로 추진되는 핵심 사업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이다. 이 사업은 광운대 물류 용지에 상업·주거·업무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하지만 GTX-C 개통이 미뤄지면 개발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김유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