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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김문수도 이준석도 한목소리...“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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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의 주요 후보들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추도식에 불참했지만 묘역을 참배하며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강조하고 정치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으며,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도 각자의 방식으로 노 전 대통령을 기리며 정치적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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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시대 ◆
李 “진짜 대한민국 완성할것”
넉달만에 文 전 대통령 만나
쪼개기 기소 등 檢 강력비판

金은 참배 대신 추모 메시지
“국민주권 개헌 이루겠다”

이준석, 3당 합당 거론하며
“외롭지만 바른길” 완주 의지
우원식 국회의장 부부(왼쪽부터), 차성수 노무현재단이사장,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우원식 국회의장 부부(왼쪽부터), 차성수 노무현재단이사장,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6·3 대선에 뛰어든 주요 후보들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개혁, 국민주권, 통합 등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득권 혁파를 내세웠으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외롭더라도 바른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각자 방점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모두가 ‘노무현의 유산 승계’를 강조한 것이다.

23일 노무현재단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16주기 추도식을 열었다. 하늘은 흐렸으나 추모객 1만5000여 명이 찾아온 봉하마을은 노란 물결이 넘실거렸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바람개비도 추모객을 반겼다. 이날 TV 토론이 예정돼 있어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추도식엔 불참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뒤 눈물 훔치는 이재명 후보 [사진 = 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뒤 눈물 훔치는 이재명 후보 [사진 = 연합뉴스]

그 대신 이재명 후보는 아침에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혼자서 너럭바위 비석을 찾은 뒤에는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재명 후보는 방명록에 “사람 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특권·반칙이란 바위를 지나 민주주의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간 큰 꿈을 이으려 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기자들과 만나서도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며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이 통상국가로 세계에 진출하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동시에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자신이 윤석열 정부에서 사법 리스크를 겪었던 것처럼 노 전 대통령도 ‘정치검찰’로부터 탄압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정치검찰 탄압 때문에 서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가 아닌 전쟁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며 “상대방을 인정·존중하는 게 기본인데 상대를 제거하려는 잘못된 움직임이 역사적으로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중 한 명이 노 전 대통령”이라며 “지금도 최악의 상황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다시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선 후보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선 후보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거리를 둬왔던 문 전 대통령과는 4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친노·친문 지지층까지 끌어안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이) 지금은 대한민국 운명을 정하는 국면이라고 했다”면서 “국민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과도 정치검찰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과잉 수사 △쪼개기 기소 △수사권 남용으로 인해 정부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고 국민 간 혐오·적대감이 커졌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 기소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준석 후보, 봉하마을 방문 [사진 = 연합뉴스]
이준석 후보, 봉하마을 방문 [사진 = 연합뉴스]

이날 보수 진영 후보들도 노 전 대통령을 함께 기렸다. 이준석 후보는 이른 새벽부터 봉하마을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22년 전, 열심히 공부해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을 하라던 말씀,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인연을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외로움과 바른 정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며 “3당 합당을 하자는 주변 얘기가 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던 모습과 어려운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모습과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에서 끊임없이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완주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 3당 합당을 거부하고 험지에 나섰던 노 전 대통령처럼 ‘외롭지만 바른길을 걷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저도 비슷한 길을 따라가보니 너무 잘 알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TV 토론 전략에 대해 “말로써 감동을 주셨던 노 전 대통령처럼 정면승부하는 정치 토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당하게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 누구든지 얘기하자는 태도로 임하겠다”며 거대 양당 후보와 맞붙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 후보는 TV 토론 준비에 시간을 집중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가진 않았다. 그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바위처럼 단단한 기득권에 맞서 싸우고 늘 노동자와 약자 편에 섰다”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주권 개헌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 자신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국민주권 개헌을 강조하며 개헌에 소극적인 이재명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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