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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11일前 단일화' 속도전…金, 가처분신청으로 수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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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며, 김 후보는 11일 이전의 단일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남부지법에 단일화 지위 확인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지도부의 단일화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도부는 예정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김 후보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단일화 로드맵을 밀어붙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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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시간싸움 속 버티기
"韓, 꽃가마 안 태우면 미등록?
유령과 단일화 하라는 거냐"
국힘 단일화 법적분쟁 돌입
단일화 로드맵 강행 지도부
권성동 "金 민주화투사 맞나"
일각 "가처분 인용땐 물거품"
◆ 이재명 시대 ◆
단일화 내홍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단일화 내홍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대선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간 내전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8일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후보 공식 등록이 마감되는 11일 이전에는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에 절대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면서 일종의 '수성전'에 돌입한 셈이다.

그는 이날 당 지도부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소집에 맞서 대선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전날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역시 서울남부지법에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날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는 이날 지도부를 향해 "정당한 절차와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반문했다. 선거운동을 계속 방해하면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해체 등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이 본인에게 있음을 재차 강조하며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지도부를 향해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11일 이전에 단일화가 불발되면 대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한 후보를 향해서는 "등록하지 않은 후보, 유령과 허깨비를 보고 단일화하라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11일까지 꽃가마 안 태워주면 나는 안 하겠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자신만의 단일화 일정도 제시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한 약속을 저버린 건 아니라는 명분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측은 △일주일간 선거운동 △14일 방송 토론회 △15~16일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론조사를 강행해 11일까지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도부는 김 후보가 내놓은 단일화 절차와 시기는 사실상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면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겠다고 압박했다.

이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주장하는) 11일 이후 단일화는 이뤄질 수 없는 허구의 사실이고,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는 매우 위험한 길"이라고 반발했다.

만약 11일 이후 한 후보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기호 2번은 사라진다. 또 한 후보는 계속 무소속으로 남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재정 지원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된다. 한 후보가 수용하기 힘든 이유다. 지도부는 일단 예고한 단일화 로드맵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당 주도 단일화 과정을 시작한다.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후보에게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은 비대위원장인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론조사에 따라) 필요하면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해 후보 교체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지도부는 이날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양자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전날 밤부터 단식 중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감정이 담긴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김 후보가) 아침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이 우리가 생각해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그리고 당의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한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당원과 국민들이 끌어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지도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은 "김 후보가 가처분을 내면, 우리가 아예 후보를 못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나경원 의원도 "후보 강제 교체, 강제 단일화 관련 일련의 행위는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 아니다"며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자 정당민주주의 위배, 위헌·위법적 만행"이라고 김 후보를 지원했다. 억지로 후보를 끌어내리면 국민의힘이 공멸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다.

지도부는 조기 단일화를 밀어붙이는 근거로 7일 실시된 당원 조사에서 82.3%가 단일화를 찬성하고, 그중 86.7%가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실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응답률이 33.8%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 교체의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희석 기자 / 김형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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