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도
당 돈줄 틀어쥔 사무총장
비대위와 협의 않고 임명
당 돈줄 틀어쥔 사무총장
비대위와 협의 않고 임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막판 대선 출사표를 던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급박한 일정 속에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이르면 7일, 늦어도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물밑에서는 이미 단일화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나설 인사들은 각각 김 후보 측 의원들과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추진 기구를 당내에 설치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가급적 넓은 폭으로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급박한 일정상 연휴 기간에도 두 후보 간 직접 대면과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이 7일이고, 늦어도 11일까지는 단일화가 성사돼야 최종 후보가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홍보물에 '단일 후보' 문구를 넣고 최종 후보가 기호 2번을 써야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앞서 3일 김 후보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여론조사와 TV 토론회 등 구체적인 로드맵이 논의됐다고 한다.
다만 단일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김 후보가 치열한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이상 쉽사리 양보하기도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당에서는 벌써부터 장동혁 신임 사무총장 임명 과정에 대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의를 해야 함에도 일방적으로 임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김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라는 정통성을 갖고 있고 당무우선권도 갖게 됐다"면서 "쉽게 후보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김문수 캠프 내에서 단일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추진 기구의 구성과 활동 일정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후보가 된 마당에 태도를 바꾸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당원들이 단일화를 기대하고 몰표를 주면서 후보가 된 점을 생각하면, 김 후보가 비협조적으로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 대신 (김 후보가) 차기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권을 노리고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한동훈 전 대표는 일단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는 오는 7일 캠프 해단식을 겸해 친한계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등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김 후보가 한 전 대표에게 공동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한 전 대표는 '조금 생각해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