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기업 창업해 큰 성공 거둔 뒤
사비로 재단 설립해 한인 권익 향상 매진
캘리포니아 안창호 동상 건립 주도하고
美독립운동 본산 대한인국민회관도 복원
타계한 해까지 국내 기부 활동도 계속
![15일 재외동포청이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한 고(故) 홍명기 전 M&L Hong 재단(구 밝은미래재단) 이사장. [사진=재외동포청 제공]](https://pimg.mk.co.kr/news/cms/202504/15/news-p.v1.20250415.3ba2e4df24644c57914dc995f9147c98_P1.jpg)
15일 재외동포청이 4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미국 한인사회에서 ‘기부왕’으로 불리는 고(故) 홍명기 전 M&L Hong 재단(구 밝은미래재단) 이사장을 선정했다.
홍 전 이사장은 미국 내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건립 등 미주 독립운동 역사 보존을 지원하고, 한인 차세대 교육·장학 사업을 위해 평생 헌신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세계 한상(韓商)의 대부’라는 별칭도 가진 홍 전 이사장은 스무살이던 1954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화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현지 페인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인종 차별을 겪은 그는 1986년 51살 나이로 산업·건축용 특수페인트 회사 ‘듀라코트’를 창업했다.
홍 전 이사장은 회사를 연간 3억달러(약 4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미국 내 점유율 1위 업체로 성장시키며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가가 됐다.
그는 그러나 사업적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공익 실현에 매진한다. 1992년 LA 폭동이 발단이었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에게 한인들의 억울함을 대변할 지도자가 없다고 느낀 홍 전 이사장은 한인 권익 향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2001년 사재 1000만달러(약 143억원)를 출연, ‘밝은미래재단’을 설립한다.
재단은 한인 차세대 지도자·기업가 육성 등을 목표로 교육·장학 지원 사업을 펼쳤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미국 내 동상 건립을 위해 15만달러(약 2억원)를 기부한 점도 그의 교육에 대한 믿음이 투영됐다. 도산 선생은 교육을 통한 민족 혁신을 강조했다.
홍 전 이사장의 기부 이후 이어진 동포사회의 기부와 우리 정부의 지원을 통해 2001년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시 시청 앞 광장에 도산 안창호 기념 동상이 건립됐다.
홍 전 이사장은 나아가 2002년 LA 타운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10번과 110번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를 ‘도산 안창호 IC’로 명명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주의회의 결의를 통해 지역 내 IC 네 군데에 그가 후원한 ‘도산 안창호 IC 표지판’이 설치돼 한인사회의 위상이 제고됐다.
2003년에는 미국 독립운동의 총본산인 ‘대한인국민회관’이 노후화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복원사업회장을 맡아 기금 모금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한인국민회관은 이에 운영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이후 역사박물관이자 교육 장소로 활용됐다.
2016년 회사 매각 후에는 한미박물관 건립 기금으로 256만달러(약 37억원)를 기부했고, 한국전쟁 영웅 김영옥 미국 육군 대령의 이름을 딴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에도 37만달러(약 5억원)를 쾌척했다.
국내에도 기부했다. 2015년 한상들이 차세대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글로벌한상드림’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국내 청년의 장학 사업과 해외 취업을 위해 10만달러(약 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또 화학 분야 후학 양성을 위해 삼육대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지원했으며, 탈북자와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자녀를 위한 장학 사업도 전개했다.
기부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도 이어졌다. 2021년 8월 타계한 홍 전 이사장은 그해 초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의 건립 용지 대금으로 5억원을 기부했다.
정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2002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2022년 그의 생일인 6월 20일을 ‘홍명기의 날’로 제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홍명기 선생의 기부와 후원은 단순한 재정적 지원을 넘어 미주 한인사회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독립운동 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후대에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재외동포청 제공]](https://pimg.mk.co.kr/news/cms/202504/15/news-p.v1.20250415.fb4b4d27394e499e9ff73e51a69b8205_P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