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정치

“민주화 이후 갈등 최고조, 선명성 보다 균형점 찾는 정치해야”

박자경 기자
입력 : 
2025-04-14 22:56:20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보수 진영이 또 한번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정치인들이 진영 논리를 넘어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 구조 개혁이 필요하며,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극단적인 분열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와 통합적 정책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치인이 균형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매경 인터뷰

87체제 끝나, 개헌해야 할 때
대선·총선 맞춰 극단정치 막자

청년세대 불리한 연금개혁안
구조개혁·자동조절장치 필요
한국 사회가 진영 갈등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망국적 지역 갈등을 염려하던 질곡의 시절을 지나자 더 큰 장벽이 나라를 갈라놓았다. 보수 대 진보,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대 이재명이라는 이분법이다. 새 질서를 만들어 가려면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 젊은 정치인의 목소리를 들어보려는 이유다.
매일경제는 최근 장철민 민주당 의원(41·대전 동구)과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34·경기 포천가평)을 각각 인터뷰했다. 보좌관 출신인 장 의원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채 합리적 의정활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 최연소 지역구 의원인 김 의원은 때론 당론의 반대편에 서면서 균형감을 추구하려고 애쓰고 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정치의 방향을 들어본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보수 진영은 또 한 번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이 타협 없이 충돌한 끝에 파면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무력감마저 느꼈다.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용기로 국회에 뛰어들었던 젊은 초선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적 갈등이 민주화 이후 최대 수준까지 치달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들이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더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은 해에 치러야 한다”며 “그런 변화를 통해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헌에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잘못된 제도를 고치지 않고서는 한국 정치가 처한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의 사회 갈등을 어떻게 진단하나.

▷민주화 이후 최대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최악이라고 느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는 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정치권에서 ‘내전 상황’ ‘체제 전쟁’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쓰고 있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분열돼 있다고 본다.

―이념·세대·지역·젠더 등 복합 갈등 아닌가.

▷동의한다. 특히 젠더 갈등은 2030세대의 정치 성향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또 기후위기 대응에서는 세대 간 불공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성세대 결정이 젊은 세대에게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지난해에는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설정하지 않은 ‘탄소중립 기본법’이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예산이나 연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2030세대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의 재정고갈 문제는 세대 간 정의라는 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치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정치인들이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 전체를 향한 통합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

여든 야든 극단적 지지층 목소리에만 편승하면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정치인 스스로 절제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정당 차원에서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적 국가 비전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치의 구조개혁이 필요한가.

▷87체제는 끝났다고 본다.

이제 다당제나 중대선거구제 등 정치 구조개혁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은 해에 치르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그러면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만큼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거야가 192석이고, 여당이 108석이다 보니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집권당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이 개헌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청년을 위해 고민하는 정책이 있나.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유보 통합’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영유아 학교’를 만들고 교사들의 처우를 공정하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통일보다 유보 통일이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보수든 진보든 역대 정권이 추진하려다 모두 실패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라는 직역 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통합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든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더디더라도 천천히 이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모수개혁에만 초점이 맞춰지며 구조개혁이 빠졌다.

이러면 장기적으로 청년 세대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연금제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구조개혁과 자동조절장치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반대표를 던졌다.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독려할 방안은.

▷정치에 효능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청년 세대뿐 아니라 국민 전체가 효능감을 느끼기 어렵다.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으로 정치 혐오가 커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공동체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이다. 바틀렛이라는 대통령이 나온다. 고등학생 때 저런 정치인이 있으면 국민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 정치에 들어와서는 쉽지 않다. 갈등이 격화된 시대에서는 지지층도 균형점을 찾는 정치인보다 선명성을 강조하는 정치인을 원하는 것 같다.

저는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정치인의 덕목이라고 믿는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