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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타협없이 정면돌파 고수…여소야대 출구 못찾고 무너졌다

안정훈 기자
우제윤 기자
입력 : 
2025-04-04 17:58:02
수정 : 
2025-04-04 21: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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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되며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게 되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소통 및 외교, 경제 개혁 등의 성과를 내었으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무리한 정책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결국 비상계엄 선포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파국을 맞았다.

탄핵 후 윤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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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입문부터 파면까지
정치입문 9개월만에 대통령 당선
용산시대 열고 원전외교 부활
임기 내내 김건희 리스크 시달려
의정갈등도 대화없이 악화일로
느닷없는 계엄선포 부메랑으로
파면 결정 후 尹 "기대 부응못해 죄송"
◆ 尹대통령 파면 ◆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8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이승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8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이승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되며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에 오른 지 1060일 만이다. 뚝심과 승부사 기질은 윤 전 대통령의 가장 큰 무기였다. 그는 검사 시절부터 인생의 중요한 고비마다 유연한 대처 대신 정면 돌파를 택했다. 행운도 따라주며 제20대 대통령 자리에까지 거침없이 올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성공 경로는 '자기 과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굽혀야 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했고 마침내 비상계엄이란 무리수를 밀어붙이다 파국을 맞았다. 정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보수정당의 정권 탈환을 이끈 승부사의 신화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하고 미국 백악관 스타일의 '도어스테핑(질의응답)'을 하는 등 집권 초기에는 소통을 강조했다.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고 칭했던 윤 전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며 건전 재정과 규제 완화를 내세웠다. 한·미·일 외교 강화 행보로 전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23년 5월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며 회담을 하는 '셔틀외교'가 복원됐다. 또 그해 8월에는 한·미·일 정상이 미국에 모여 3국 핵심 연대를 구축하기로 한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노동·연금·교육·의료개혁에 저출생 대응을 더한 '4+1 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전 정권에서 고사 위기에 몰린 원전 생태계도 부활시키고자 노력했다. 의료개혁에서는 향후 5년간 2000명씩 의사 수를 늘리고자 했고 국민연금 개혁도 시도했다. 특히 원전 분야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시킨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원전 외교에서도 결과물을 남겼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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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취임 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김건희 여사 리스크, 거대 야당의 정치적 공세, 타협을 거부하는 정치 스타일이 결국 윤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2023년 '과학계 카르텔' 발언과 예산 삭감, 2024년 무리한 의대 증원 정책 발표와 관련해 여론의 비판이 커졌다. 여러 인사들이 "사과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해 윤 전 대통령 운신의 폭을 더욱 좁게 만들었다. 결정타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건설계획 변경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다양한 스캔들이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출구전략을 언급하는 측근들의 조언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초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으로 번지며 국민의힘이 분열하는 결과를 낳았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은 더욱 궁지로 내몰렸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헌법 테두리를 벗어난 무모한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는 헌재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8번이나 직접 출석하며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폈지만 파면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지층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 행태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입법 독재를 견제하는 수단이 계엄일 수 없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판단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 후 변호인단을 통해 메시지를 내고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부족한 저를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정훈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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