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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10년만에 한경협 회동 … 재계에 준 선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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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AI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분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국부펀드를 활용한 투자 방안에 대해 "이런 대규모 투자는 민간기업이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대만 TSMC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토론을 환영한다고 응답하며, 여야 간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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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상법 등 이견 재확인
류진회장, 10대 정책 과제 전달
K엔비디아 국민지분 논란 확산
李, 국민의힘에 공개토론 제안
안철수·윤희숙 "언제든 환영"
류진 "차였던 여친 만나는 느낌"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한국경제인협회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류진 한경협 회장(오른쪽 둘째)을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이날 류 회장은 약 10년 만에 이뤄진 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의 공식 만남에 대해 "차였던 여친을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김호영 기자
류진 "차였던 여친 만나는 느낌"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한국경제인협회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류진 한경협 회장(오른쪽 둘째)을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이날 류 회장은 약 10년 만에 이뤄진 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의 공식 만남에 대해 "차였던 여친을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김호영 기자
'K엔비디아'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분투자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국민의힘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가 이른바 '한국판 엔비디아'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이자는 이 대표 구상에 대해 국민의힘이 '공산당식 발상'이라고 비판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그라미를 두고 한쪽은 세모라 하고 한쪽은 네모라고 주장하는데 동그란 것을 보여줘도 안 믿고 안 보려 한다"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많은 분이 다양한 의견을 내시던데 AI 기술 관련 투자와 국가의 역할, AI 산업의 미래, 군의 현대화를 놓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괜히 뒤에서 자꾸 흉을 보지 말고 한자리에 모여서 논쟁을 한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민주연구원 유튜브에 출연해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면서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사회주의적 접근이자 반기업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당시 발언과 관련해 "미래 첨단산업 분야는 과거와 달리 엄청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대규모 투자를 민간기업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 경쟁에서 문제가 될 경우에는 국부펀드나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국민펀드 형태로 온 국민이 함께 투자하고 그 성과를 나눌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걸 가지고 국민의힘에서 사회주의, 공산당을 운운하는데 이런 정도의 경제 인식으로는 험난한 첨단산업 시대의 파고를 넘어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만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만 TSMC는 정부 초기 투자 지분이 48%였고 국부펀드도 이미 많이 알려졌는데, 한국만 이런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무지몽매한 생각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공개토론 제안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제 제한 없이 토론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응수했다. 권 원내대표는 "AI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건 우리 당도 같은 생각"이라며 "상속세 개편, 반도체특별법 주52시간 근무제 예외, 추가경정예산안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현안이 산적한 만큼 여야 지도부끼리 만나 풀자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AI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도 이날 "이 대표 제안에 응하겠다"며 'K엔비디아' 논란에 대한 토론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경제인협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AI 기업에 대한 정부 지분 투자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류진 한경협 회장에게 "위험성이 매우 높지만 성공했을 경우 이익이 매우 큰 영역이 있는데, 이것은 개별 기업 단위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국부펀드나 국민펀드, 국가 지원을 넘어선 '국가적 차원 투자'라도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 회장은 이 대표에게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신속한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경제계 우려를 전달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신설 반대급부로 배임죄 폐지가 필요하다는 등 업계 의견을 전달했다. 국회에서 표류 중인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일부 쟁점이 있지만, 대타협의 물꼬를 트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경협 회장과 민주당 대표 간 회동은 2015년 9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경협) 회장과 문재인 대표 회담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류 회장은 "이 대표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성장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한경협도 공감한다"며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국회와 정부, 국민과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성장의 열쇠로 기업 투자 활성화와 기업가정신의 재점화를 강조했다.

이날 한경협은 민주당에 '경제 살리기 10대 과제'를 전달했다. 민생경제 회복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단기적 사안으로, 여야 간 의견 접근이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한경협은 밝혔다. 규제 개선 과제는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상향(자산 5조원→7조원 이상),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 중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이다.

[홍혜진 기자 / 정승환 기자 / 김명환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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