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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노동량으로 승부하는 시대 지나”…‘주4일제’ 띄우기

김혜진 기자
입력 : 
2025-02-23 15: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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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과학 기술을 활용한 노동 생산성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현재 한국의 근로시간은 OECD 평균보다 긴 상태다.

여야 간의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주 4일 근무제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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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류 문명 발전
과학기술시대선 노동 생산성 늘려야”
韓 근로, OECD 평균보다 132시간↑
與 “양극화·이중구조 더 악화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띄운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과학 기술을 이용한 ‘노동 생산성’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1일 “우리 사회가 노동 단축을 향해, 주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인류 문명의 발전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이기도 하다. 노동 시간이 단축돼서 사람들의 삶도 많이 개선돼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 가서 (자동차 공정) 작업 과정을 지켜봤는데 ‘2~3년, 길어도 5년 안에 인공지능에 의해 노동패턴이 분석되고, 결과에 따라 로봇으로 사실상 대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자들의 전환 준비, 새로운 영역으로의 전업, 새로운 사회 여기에 대한 적응할 능력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었다”며 “사람들이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을 강제해 생산성을 올려서 경쟁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 핵심 과제”라며 “장시간 노동으로 연간 천몇백명씩 산업 현장에서 죽어나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대표는 ‘주 4일 근무제’를 수 차례 언급하고 있다. 지난 19일 MBC 100분 토론에서도 “노동시간 양으로 승부를 겨루는 시대가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로 이제는 노동 생산성을 늘려야 한다”며 “다른 사람들 휴가지에서 원거리 근무하면서 자유로운 창의적 사고를 하고 경쟁하는데, ‘밤새 일 해보자’, ‘주말에도 출근하자’ 이래서 어떻게 경쟁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올려야 하고,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노동시간이 줄어들게 돼 있다”면서 “휴식 기간을 가지는 것들이 오히려 창의성을 자극해서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최근 SBS라디오에서 “지금 당장 주4일제를 시행하자는 게 아니다. 아직 주4.5일제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직장에 인공지능(AI)이나 로봇 같은 것들이 보편화되면 실제로 노동시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진 의장은 “주4일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지금 당장 실행한다고 하는 뜻은 아니다”고도 했다.

서울 여의도 직장인들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직장인들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보다 훨씬 긴 수준이다.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742시간이다. 한국은 1874시간으로 132시간 더 많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도입한 곳도 있다. 벨기에는 2022년부터 ‘주4일 근무 청구권’을 시행하고 있다. 법정 근무시간인 주 38시간은 유지하면서, 1일 근무시간을 늘려 주 4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도 2022년 61개 기업이 참여하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을 진행했고, 2차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도쿄도는 소속 공무원이 주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4월부터 도입한다.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해 4주 동안 155시간의 근무시간만 확보하면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더 쉴 수 있다.

다만 주4일 근무제에 대한 여야 합의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현재 노동시장의 구조에서 주4일제가 된다면 양극화, 이중구조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주4일제가 된다면 대기업, 은행권 직장인과 같은 고소득 직업이나 공공기관 공무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같은 급여를 받아가야 하는데,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오나. 다른 누군가가 그걸 메꿔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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