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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정책 긴밀히 공조"… 탄핵정국 외교공백 우려 덜었다

김상준 기자
김성훈 기자
입력 : 
2025-02-16 17:48:41
수정 : 
2025-02-16 2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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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외교 수장은 뮌헨안보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며 긴밀한 대북정책 협의를 약속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두 나라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정치적 격변에 관계없이 관계의 굳건함을 재확인했으며, 미국 의회에서도 한미동맹 확대의 의지를 밝혔다.

특히, 한국의 대미투자 성과를 강조하며 앞으로의 협력 분위기를 조성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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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첫 한미외교회담
'北 완전한 비핵화' 공식선언
한미일 안보공조 지속하기로
조태열, 대미투자 성과 강조
美, 조선·에너지 협력 러브콜
관세협상에 긍정적 역할 주목
전문가 "동맹목표 재확인해야"
◆ 뮌헨안보회의 ◆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 첫째)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 첫째) 등 한미 외교 당국자들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 첫째)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 첫째) 등 한미 외교 당국자들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정상 외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한국과 미국.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회동하고, 북한 비핵화 목표 유지와 긴밀한 대북정책 협의를 약속하며 외교 공백을 극복했다.

한미 외교 수장은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한국 대통령 탄핵 국면 등 정치적 격변기에 불거진 한미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공동 메시지를 내놨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전날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40분간 회담을 했다. 외교부는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계기로 따로 만난 두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분명하게 견지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대북정책과 북핵 대응 전략을 세우면서도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면서 한미의 북핵 관련 로드맵에 균열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일단 우려에 선을 그은 셈이다. 이로써 향후 미·북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모든 남북 접촉을 거부하고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굳히고 있는 북한과 직접 대화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미국과 정책 공조를 통해 한국의 안보 우려를 미·북 대화에 적절히 반영할 여지가 더욱 커진 것이다.

한국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을 비롯한 양국 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도 성과다. 미국 국무부는 회담 후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루비오 장관은 한국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동맹의 힘에 대한 신뢰를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루비오 장관이 회담에서 "각국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신뢰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도 한미동맹 확대를 약속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 회담한 후 뮌헨에서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 지도부를 만났다. 짐 리시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 브라이언 마스트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 등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미국 의회의 지지는 초당적이며 강력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3국 사이 강력한 공조 기조가 확인됐다. 3국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 역시 표명했다. 한·미·일 3자 훈련 역시 지속한다.

이번 회담에서 관세 문제에 대한 논의는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두 장관이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비교적 짧게 만난 데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 관세 관련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그 결과에 따라 다른 국가들에 대한 관세정책을 결정할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 관세협상의 토대는 한국에 우호적으로 조성된 모양새다. 조 장관은 한국의 대미투자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한국의 투자가 유지·확대되기 위해 미국이 긍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등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이 조선, 원자력,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점도 '청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투자 규모와 미국 산업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 한 국가에 대한 스탠스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정치의 전반적인 프레임워크와 시스템을 고려하면 '북한 비핵화' 등 한미동맹의 핵심 목표를 계속 미국과 재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서 교수는 "루비오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 한국에도 다녀간 우군인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대감이 강화됐을 수 있다"면서 "미국에 돌아가서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인준될 만큼 미국 정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김상준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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