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주52시간제' 예외를 검토하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 주4일제 추진과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전날 국회 연설에서 제안한 내용이 모순된다는 지적을 하자 반론을 편 셈이다.

이 대표는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흑백논리에 익숙하다 보면 빨강이나 회색이 있는지 잊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주52시간제 예외를 놓고 당 전통 지지층의 이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수습에 나선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에 주52시간 예외 조항 도입을 시사했다가 물러났다고 비판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대표는 반도체 분야의 주52시간 예외 허용과 관련해 △국제 경쟁력 확보가 긴요한 반도체 산업에서만 △연구개발(R&D) 분야에 한해 △총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연봉 1억5000만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개별 동의하는 경우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 변형에 따른 수당(연장·심야·주말)을 전부 지급하는 조건으로 △수년간 한시적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일정 범위 내에서 검토하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 주4일제 추진과 양립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시간 변형에 따른 수당 지급을 안 하는 노동 착취, 노동 조건 악화로 국제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논리 모순이라 경영계도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서 "악용할 의도로 상대를 속이려 하고, 의심하면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경기 화성에 위치한 수출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간담회에서 신용보증기금 적용 범위 확대, 대러시아 수출 제한 품목 해제, 중소기업 대출금리 부담 완화 등을 상임위원회별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지만, 중국과의 물류 및 가격 경쟁만으로는 생존이 쉽지 않다는 점을 함께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제조업 고도화를 지원할 방안을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전형민 기자 /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