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외정책 총괄 루비오 대북인식 불만 표시
미북대화 재개 前 맞상대 때려 길들이기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란히 선 마코 루비오 신임 국무장관. [매경DB 자료사진]](https://pimg.mk.co.kr/news/cms/202502/03/news-p.v1.20250203.46d4d708e9944db3a797d07131ca4fe4_P1.jpg)
북한은 자국을 ‘불량국가’라고 규정한 마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 발언을 외무성 대변인의 비난 담화로 되받아쳤다. 북한 외교당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공식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장관 루비오라는 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새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해 열거하던 와중에 우리 국가를 ‘불량배 국가’로 모독했다”라고 지적했다. 루비오 장관이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던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측은 담화에서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미국)가 남(북한)에 대해 불량하다고 걸고드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어불성설인가 하는 데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루비오의 비상식적인 망언은 새로 취임한 미 행정부의 그릇된 대조선 시각을 가감 없이 보여줄 뿐”이라며 “결코 그가 바라는 것처럼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측은 “우리는 (북한에) 늘 적대적이었고 앞으로도 적대적일 미국의 그 어떤 도발 행위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북한 외무성이 루비오 장관을 비난한 것은 미·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의 기싸움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3/news-p.v1.20250203.88fc25b52b7f4980b10ee4b7d1b3042b_P1.jpeg)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물질 생산기지·핵무기 연구소 방문 사실을 잇달아 공개하며 핵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어 잠재적 대화 맞상대인 루비오 장관의 대북 인식을 비난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 전환을 더욱 분명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측 담화를 두고 “김정은 정권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번 담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루비오 장관 같은 인물이 대북 적대적인 언행을 멈추지 않으면 미·북 정상회담 역시 기대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임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도 트럼프 정부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경고 혹은 압박 메시지를 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미·북 대화 재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러한 북측 담화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구 대변인은 “분명한 것은 국제규범을 훼손하고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주체는 북한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일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