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라고 강조했다고 민주당이 1일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의 회복과 파이 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진행됐으며, ‘대한민국의 잠재적 차기 대통령 이재명은 누구인가? 분열의 중심에 선 지도자를 인터뷰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며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본의 국방력 강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 일본에 대해 “한국을 침략해 끔찍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변호사 시절 일본을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일본인의 근면함과 성실함, 예의에 충격을 받았고, 결국 정치로 인해 관계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 대표는 작년 총선 유세 중 “셰셰(謝謝) 발언”을 했던 것과 관련해 실용 외교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대만해협 문제에 우리가 왜 신경을 써야 하나. 우선 우리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는 한국이 실용적인 외교를 해야 한다는 의미일 뿐, 국익을 해칠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매파(Chinese Hawks)’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이 대표는 “양국 관계가 적대적이지만 억제와 대화의 균형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막강한 군대,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북한을 억제할 만큼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하다. 지금 주어진 과제는 소통과 참여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임에도 여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거나 양당이 접전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야당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 세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