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입’ 빌려 尹 체포·韓 정치난맥상 비판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지 이틀 만인 17일 외신 보도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이날 노동신문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돼 윤석열 괴뢰가 수사당국으로 압송된 소식을 국제 사회가 긴급 보도로 전하면서 정치적 혼란에 빠진 괴뢰 한국의 현 상황을 집중조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영장 집행 때 대규모 수사 인력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 모인 모습을 ‘진풍경’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이 대통령경호처 등의 저지로 인해 실패했던 점도 지적했다.
신문은 “외신들은 ‘한국의 현직대통령이 내란죄 조사를 받기 위해 끌려갔다’고 하면서, 윤석열의 비참한 운명과 더욱 심화될 한국의 혼란 상황에 대해 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감옥에 갇히게 될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는 외신 평가를 실었다.
북측은 윤 대통령이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며 묵비권을 행사 중인 상황도 거론하며 “외신들은 ‘윤석열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 질서를 희생시키고 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외신 보도와 논평을 인용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체포와 한국의 정치적 혼란상을 꼬집은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같은 북측 보도에 대해 “전체적으로 가치 판단이 배제된 사실 위주, 외신 인용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북측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에 따라 해당 보도에서 불필요한 내정간섭적 요소를 배제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북측이 (한국의 계엄·탄핵 사테에 대해) 간헐적인 보도를 통해 한국 사회의 무질서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북한 체제의 ‘비교 우위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