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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민심 풍향계’ 인천서 민주 압승…정권심판론 손 들어줬다

이윤재 기자
입력 : 
2024-04-11 07: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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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인천서 14석중 12석 석권
국민의힘 윤상현 배준영만 생환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뒤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뒤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선거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인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제22대 총선에서 인천 14개 선거구 가운데 중구강화옹진과 동구미추홀을 등 2곳만 국민의힘에 내주고 12곳에서 승리했다. 이는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인천 13개 선거구 중 이들 두 선거구를 뺀 11곳을 석권한 것과 같은 결과다.

토박이 비율이 낮고 전국 각지 출신이 고루 분포된 인천이 이번 총선에서도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구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계양구와 부평구 등 ‘인천 북부 벨트’에서 다시 민주당 후보들이 4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적 관심을 끈 ‘명룡대전’에서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는 54.1%, 원 후보는 45.4%의 득표율로 8%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민주당 계양갑 유동수 후보는 3선 의원이 되고 부평갑 노종면, 부평을 박선원 후보는 첫 당선됐다.

동구미추홀갑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허종식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장을 지낸 국민의힘 심재돈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남동갑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맹성규 후보가 SBS 아나운서 출신의 국민의힘 손범규 후보에 승리했고 남동을에서는 iTV 기자 출신의 민주당 이훈기 후보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한 국민의힘 신재경 후보를 이겼다.

이번 총선에서 1석이 늘어나 갑을병 3곳에서 선거가 치러진 서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서구갑에서는 민주당 김교흥 후보가 국민의힘 ‘한동훈 영입 1호 인재’인 박상수 후보를 제치고 3선을 달성했다. 서구을에서는 공익단체 ‘직장갑질119’ 창립 멤버인 민주당 이용우 후보가, 서구병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실에서 근무한 모경종 후보가 승리하며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연수갑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와의 세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연수을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역임한 국민의힘 김기흥 후보를 꺾고 재선 의원이 됐다.

4년 전 총선에서 불과 171표 차이로 전국 최소 득표차를 기록한 동구미추홀을에서는 4선의 국민의힘 윤상현 후보가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상대로 힘겹게 승리했다.

윤 후보와 남 후보는 각각 득표율 50.4%, 49.5%를 기록하며 이번에도 불과 1000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중구강화옹진에서는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가 민주당 조택상 후보와의 세 번째 승부에서 다시 이기며 재선 의원이 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의 인천 대승 요인으로 ‘정권 심판론’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험지인 계양을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붙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선거전 내내 구체적인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지역 일꾼론’ 확산에 공을 들였지만, 끝내 정권 심판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국민의힘 후보 공천 전략이 지역 유권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유권자들과 호흡을 맞춰온 인사들 대신 대통령실 근무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속속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인천의 강남’ 연수을에서는 비교적 지지율이 높았던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배제됐고 대통령실 부대변인 출신의 김기흥 후보가 공천됐으나 민주당 정일영 후에 패했다.

남동을에서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을 누르고 본선에 출마한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민주당 이훈기 후보에 무릎을 꿇었다. 남동을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3선의 윤관석 의원이 구속돼 이번 총선 결과가 관심을 끈 선거구다.

인천은 이같은 승리로 인천시의 주요 현안 사업 추진에 민주당의 입김이 더 세질 전망이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확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조기 건설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주당 지역 의원들과의 협력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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