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1/20/news-p.v1.20250120.e71a02375f364c45917aaba32e1f4380_P1.png)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지식재산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원전 분야에서 ‘팀 코러스(Team Korea+US)’의 협력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의의 의의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오는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둔 체코 원전 수주의 최대 리스크를 제거했다. 이로써 한수원은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계엄 사태로 인한 대통령 공백 상황에서도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노력을 펼친 결과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시장을 분담해 공동 진출하기로 가르마를 탄 것도 의미가 있다. 양측은 공동 진출 과정에서 마찰을 최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미국도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합의에 앞서 양국은 한미 원전 수출 협정 약정(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은 원전 시장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러시아를 함께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에서 원전을 적극 증설 중인 중국은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원자력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신규 원전 65기 중 중국이 건설 중인 원전은 29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력과 미국의 원천 기술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미 양국이 원전 분야에서 협력할 기회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합의가 갖는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으려면 정치권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분쟁 종결로 팀 코러스는 협력의 초석을 다졌다. 잘 다져진 초석 위에 건물을 올리려면 기둥이 필요하다. 정권의 부침을 겪지 않는 원전의 ‘탈정치화’가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신규 원전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또 탈원전 정책이 재연된다면 수출 시장에서 한국 입지도 쪼그라들 가능성이 있다. 이는 팀 코러스의 원전 동맹으로 가까스로 마련한 기회를 놓치는 ‘악수’가 될 것이다.

신유경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