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은 KT가 자사 인터넷 TV(IPTV) 플랫폼 '지니 TV'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탑재하고 미디어 콘텐츠 AI 전환(AX)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또 시장 수요가 높은 숏폼(짧은 영상)을 주력 콘텐츠로 삼아 AI가 전면 제작하는 한편, 자사 플랫폼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외부 협업을 강화하는 등 미디어 사업 전반을 대거 재편했다.

KT는 16일 서울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KT그룹 미디어토크'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소개했다. KT는 내년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자해 미디어 사업을 그룹의 3대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국내 유료 방송 산업의 정체 속에서 소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가치 사슬이 재편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시청 형태가 예전처럼 (유료) 주문형 비디오(VOD)를 보는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든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KT는 우선 MS와 협력해 올 상반기부터 지니 TV에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탑재한다.

지니 TV 가입자는 오픈AI GPT-4o의 대화형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더욱 직관적인 콘텐츠 탐색과 시청이 가능해진다. "ENA 채널에서 방영한 군대 배경의 유쾌한 드라마가 뭐였지?"라고 물으면 AI 에이전트가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을 찾아 바로 시청 가능한 VOD로 연결해 주는 식이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 제작·유통에도 AI 기술을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는 미디어 콘텐츠 AX 전문 조직인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AI 기반 흥행 예측 보조 심사관을 통한 투자 심사, AI 보조작가 및 AI 스토리보드 등 기획, AI 음악, 컴퓨터그래픽(CG), 제작·편집, AI 숏폼, 자막, 간접광고(PPL) 같은 마케팅 및 유통 등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