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의료기기 분야 인수 확대
북미 공조 시장 진출 위한 합작법인 설립
하만, 전장·오디오 사업 강화 위해 기업 인수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과거 여러 번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며 “이런 경험을 살려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M&A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M&A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로봇, AI, 의료기기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인수·합병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로봇 관련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레인보우 로보틱스에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현재 일부 제조 라인에서 해당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 관련 기술 강화를 위해 영국의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를 인수했고, 프랑스의 소니오(Sonio)를 인수해 의료기기 초음파 AI 솔루션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북미 공조 시장 진출을 위해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이를 통해 공조 사업의 입지를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하만도 전장과 오디오 사업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하만이 이스라엘의 케어시스(Caesars)와 미국의 문사(Moonsai)를 인수했다”며 “이러한 투자를 통해 전장 및 오디오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 대형 M&A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한 부회장은 “주주 여러분께서 기대하시는 대형 M&A 성과를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분야는 주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인수 승인 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대형 M&A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관련 조직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보다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주 여러분께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신다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자정보공학부 교수를 신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의 안건도 올린다.
주주들은 이날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측의 돌파구에 대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