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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트럼프 스톰에도 느긋한 정치권...아르헨서 교훈 얻어야할판 [매경데스크]

장용승 기자
입력 : 
2025-01-17 11:38:23
수정 : 
2025-01-19 09: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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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여해 신기술 트렌드를 살펴보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 상황은 불안정하고 경제 전망은 암울해지고 있으며,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치권이 국가 신인도 저하를 막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법제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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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재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출동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라고 할 수 있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른 비장함이 묻어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로 국내 정세가 어수선한 데다 오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어서다.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 높아진 중국 기술도 위협 요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신년회에서 올해 경영환경을 ‘퍼펙트 스톰(복합위기)’이라고 진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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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트럼프 2기에서 보다 강력해질 ‘미국 우선주의’는 동맹국마저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국내 비판에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지난 6일 사임을 전격 발표했을 정도다. 캐나다는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이지만, 트뤼도는 ‘캐나다 사람들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트럼프의 조롱을 받아왔다.

이처럼 동맹국도 안심할 수 없는 엄중한 시기에도 한국 정치권으로 눈을 돌려보면 위기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대착오적인 계엄 사태로 한국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된 상황에서 여야가 뭉쳐 대혼란 수습에 나서는 것도 모자랄 판에 극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에 진출한 앤디 김 의원이 “지금은 안정을 위해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며 “특정인이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상황을 이용할 때가 아니다”고 걱정 섞인 충고를 했을까.

정치적 혼란에 따른 경제 충격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환율이 달러당 1500원선을 위협받고 있고 내수 침체가 깊어지며 고용 한파도 밀려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의 2.1%에 못 미치는 1.8%로 제시했는데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국가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한다면 매우 무책임한 것이다.

만성적 재정 적자,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 등 ‘남미의 병자’로 조롱받던 아르헨티나가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기톱 퍼포먼스’로 유명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커버 스토리에 등장할 정도로 취임 1년 만에 경제를 반등시켰다. 재정지출 삭감, 규제 완화 등으로 ‘포퓰리즘’ 개혁에 나서면서 국가 위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에 달한다.

전 세계 각국이 관세폭탄 등 ‘트럼프 스톰’에 대비하기 위해 트럼프와 접촉점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밀레이는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14일 마러라고를 찾았다. 외국 정상으로는 트럼프와 첫 회동이었다. 그만큼 새로운 글로벌 흐름을 제대로 읽고, 행동이 빨랐던 것이다.

한국 정치권이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 신인도 하락 위험’이라는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이 활발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당장 미래 먹거리인 AI 등 신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없도록 필요한 법제화 작업을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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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승 글로벌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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