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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고정관념 깬 MCN기업들, 숏폼·K뷰티 열풍 타고 '씽씽'

원호섭 기자
입력 : 
2024-12-09 16: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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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크리에이터 의존 낮추고
IT 활용·비즈니스 다각화 나서
숏뜨, 브랜드 맞춤 숏폼콘텐츠
레페리, AI 매칭서비스 수익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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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국내 대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당시 샌드박스네트워크는 400팀이 넘는 스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MCN 기업이었다. 하지만 1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지자 체질 개선이 절실해졌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함께 국내 3대 MCN 기업으로 불렸던 트레져헌터와 다이아TV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유튜브 시장이 커지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소속 크리에이터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취약성 때문이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2세대 MCN 스타트업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난 몇 년간 근본적인 수익구조가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MCN 기업의 한계를 타개하고 여러 기업이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넘어 비즈니스를 다각화했다는 점이다. 또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대표 사례는 숏폼 전문 기업 '숏뜨'를 꼽을 수 있다. 숏뜨는 인플루언서 플랫폼 기업 '레뷰코퍼레이션'과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숏뜨는 크리에이터 100여 명을 보유한 MCN 기업이면서도, 동시에 브랜드 니즈에 맞춰 숏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부터 제작, 집행까지 진행하는 광고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객사가 숏폼 기반의 광고나 홍보용 콘텐츠를 의뢰하면 브랜드 감도에 맞춘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후 크리에이터 섭외, 콘텐츠 제작 등 숏폼 콘텐츠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수행하는 것에 특화돼 있다.

특히 숏뜨는 틱톡의 관심사 기반 알고리즘과 인스타그램 릴스의 콘텐츠 확산 패턴을 분석해 브랜드 맞춤형 숏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진행한 티르티르의 북미 캠페인은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숏뜨는 숏폼의 인기와 함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2021년 설립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5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뷰티 MCN 기업 '레페리'도 여러 MCN 기업이 도전했지만 실패로 끝난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레페리는 뷰티 전문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MCN 기업으로 크리에이터 육성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마케팅, 라이브 커머스, 뷰티 제품 제조 및 유통 등 뷰티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페리는 자체 개발한 'CR(Creator Relations)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의 크리에이터-브랜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900여 개 뷰티 콘텐츠와 600여 개 브랜드, 3500가지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협업 조합을 도출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레페리는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2022년 매출 232억원, 영업이익 4억원, 지난해 매출 348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억3700만달러(약 1조444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3%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K뷰티의 확장 흐름 속에서 숏뜨는 동남아시아와 북미로 진출해 국내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숏폼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레페리도 뷰티 전문 MCN으로서 K뷰티 열풍의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레페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인 레오제이와 함께 성수동에서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를 오픈한 결과 3주간 누적 방문객 수 4만6400명을 돌파했다. 레페리 관계자는 "이 중 외국인 일 최대 매출 비율은 30% 이상"이라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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