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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최고의 답 찾아주는 '검색엔진' 넘어 '행동엔진' 되겠다

이덕주 기자
입력 : 
2024-12-09 16:20:48
수정 : 
2024-12-12 18: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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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준 모리타 아태 담당 부사장
내년 초 한·일에 사무소 세워
아시아 기업들과 본격적 협력
AI가 기존의 검색습관 바꿔
사용자들 생산성 높여줄 것
우리 회사가 할 수 없는 분야
파트너사와 협업이 성장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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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꼽는다면 많은 이들이 '퍼플렉시티'를 꼽는다. 2022년 오픈AI 출신 엔지니어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대표가 공동창업한 퍼플렉시티는 최근 90억달러(약 12조5000억원)의 가치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년 만에 12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많다.

매일경제는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최근 퍼플렉시티에 합류한 준 모리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VP·사진)을 인터뷰했다. 준 모리타 부사장은 일본 출신으로 일본, 한국, 미국 기업에서 모두 일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그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내년 초 일본과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아시아 기업들과 본격적인 협력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답을 찾아주는 '검색엔진'이며 장기적으로는 퍼플렉시티가 사용자들을 대신해 행동까지 해주는 '행동엔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I가 사람들의 기존 검색습관을 바꿔가면서 그들의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퍼플렉시티는 미국 대선 기간에 실시간 선거 페이지를 운영했는데.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퍼플렉시티의 성능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도 제일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데이터를 봤을 때 선거페이지를 통해 100만개 정도의 쿼리(질문)가 나왔고, 페이지 방문은 400만건이 넘었다. 성공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고 퍼플렉시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기존 언론사들 선거 페이지와의 차이점은.

▷우리도 언론사들과 동일하게 AP통신의 정보를 받아서 사용했다. 하지만 언론사와 우리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다.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이것은 우리가 검색엔진이 아니라 답변엔진이 되기를 추구하는 것과 일치한다.

―검색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보나.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정보를 얻는 방법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나 습관을 바꿔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실시간 사이트도 운영할 것이 있나? 예를 들면 스포츠 경기도.

▷선거처럼 예민한 것이 아니더라도 활용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내에서 퍼플렉시티 쇼핑도 시작했는데.

▷이미 기존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것은 잘 돼 있기 때문에 우리는 쇼핑 검색에서 빠르고 중요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주려고 했다. 특히 샴푸와 같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되 중요도가 덜한 제품을 한 번의 클릭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비건 샴푸를 사야 한다면 정확히 이를 찾아서 구매까지 도와준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인가?

▷퍼플렉시티 프로 쇼핑이라고 전자제품에 한해서 판매와 배송까지 하는 서비스가 있다. 이외의 쇼핑은 단순 검색결과만 보여준다.

―다른 검색에서는 쇼핑이 너무 많은 광고를 보여준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있다.

▷퍼플렉시티 쇼핑은 스폰서를 높은 순위로 보여 주지 않는 것이 현재 목표다. 질문에 따라 추천하는 제품이 달라지고, 우리가 검색 알고리즘 자체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실시간 정보 제공이나 쇼핑 이외에 AI가 바꿀 영역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질문을 하고 답변을 주는 것이 퍼플렉시티의 첫 단계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넓힐 것 같다. 최근에는 기부를 원 클릭으로 할 수 있도록 찾아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리서치를 대신해주는 것에서 행동을 줄여주는 것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답변엔진의 다음 단계는 행동엔진(Action Engine)이 될 것이다.

―단순 검색과 달리 AI에 행동을 맡기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정확도와 효율성이 있어야 신뢰도가 올라가고, 정확한 행동이 이뤄져야 신뢰도가 올라간다. 고객들이 믿고 퍼플렉시티를 사용하게 하는 게 목표다.

―기업 고객들의 퍼플렉시티 사용 사례는.

▷엔터프라이즈 쪽에서 몇 가지 케이스가 있다. 미국 NBA 농구팀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같은 경우는 퍼플렉시티로 정보를 정리해서 이를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나.

▷퍼플렉시티 엔터프라이즈 버전이 따로 있다. 스페이스라는 기능이 있어서 거기에 기업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된다.

―스타트업이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최근에 엔터프라이즈팀을 구축했다. 기존의 퍼플렉시티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기업 임원분들이 회사 내에서도 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유기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다른 대형언어모델(LLM)보다 정확도가 높고 환각현상이 적다 보니 기업에서 선호하는 것 같다.

―한국과 일본 시장은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한국과 일본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내년에 일본과 한국에 사무소를 낼 계획이다. 두 국가의 엔터프라이즈 방식이 다르므로 이에 맞춰 공략을 하려고 한다.

―AI가 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AI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좋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일본과 한국에서 AI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용자들의 습관이 달라지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구글이나 네이버를 검색해서 링크를 얻는 것에 그쳤다면, 이제는 답을 먼저 받는 것이다. 물론 해당 소스는 여전히 제공이 된다. 또한 무엇을 넣을지도 중요해진다. 질문을 잘 던지면 내가 얻고자 하는 답변의 결과가 더 좋아진다. 그런 점에서 AI의 가능성이 많고,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

―전문가들에 필요한 데이터도 찾을 수 있나.

▷현재 벤처투자 정보 사이트인 크런치베이스와 협력해서 퍼플렉시티에 투자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른 기업들과 협력을 확장할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은 파트너 기업들과 함께하는 것이 성장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사들과 퍼블리셔 프로그램을 하는 것도 저희와 언론사들이 서로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 일본 기업, 미국 기업 모두 일해봤는데 퍼플렉시티의 특징은.

▷창업자를 비롯해 리더들이 트렌드에 예민한 것이 특징이다. 또 각 나라에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생각하고 무엇에 중요한 가치를 주는지 생각한다. 나아가 무엇을 보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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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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