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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리니지 라이크’ 논란 재점화...엔씨 “표절” 주장에 레드랩 “통상적 디자인” 맞대응

고민서 기자
입력 : 
2024-02-23 18: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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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 출시 앞두고 저작권 침해 논란
엔씨 “리니지W 베꼈다”며 소송나서
개발사 레드랩 “법적 대응 검토 중”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서비스하는 신작 ‘롬’(ROM)이 오는 27일 출시를 앞두고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카카오게임즈>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서비스하는 신작 ‘롬’(ROM)이 오는 27일 출시를 앞두고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오는 27일 출시가 예정된 게임 신작 ‘롬(ROM):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가 ‘리니지 라이크’ 논란에 휩싸였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22일 롬의 퍼블리싱을 맡은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인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롬이 리니지W를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에 나서자, 레드랩게임즈는 “통상적인 디자인에 불과하다”며 맞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리니지 라이크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리니지 시리즈가 만들어낸 게임성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진 게임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레드랩게임즈는 23일 공식 카페에 신현근 프로듀서(PD)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시비에 “오랫동안 전 세계 게임에서 사용해온 통상적 디자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반박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및 서비스 중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롬이 주요 출시 지역으로 삼은 대만 법원에도 이 같은 취지의 소장을 제출했다.

엔씨소프트가 표절로 의심된다고 지목한 저작권 침해 사례 비교 모습. 왼쪽이 리니지W, 오른쪽이 롬의 모습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표절로 의심된다고 지목한 저작권 침해 사례 비교 모습. 왼쪽이 리니지W, 오른쪽이 롬의 모습이다. <사진=엔씨소프트>

현재 엔씨소프트는 롬의 게임 콘셉트부터 주요 콘텐츠, 아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연출 등에서 리니지W의 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및 배열, 조합 등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게임이 진행되는 화면이나 버튼의 주요 색상 및 형태와 장식 요소, 아이템 제작 화면 및 결과창을 비롯해 게임 캐릭터를 성장 시키는 콘텐츠 및 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저작권 침해 요소가 보인다는 게 엔씨소프트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레드랩게임즈는 “최근 저작권 관련 이슈가 많아 이미 개발 단계에서 게임의 법무 검토를 진행했고, 일반적인 게임 UI의 범주 내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엔씨소프트가 저작권을 주장할 만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엔씨소프트는 롬의 부분적 이미지들을 짜깁기해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맞섰다.

레드랩게임즈는 가령 엔씨소프트가 표저작권이 위배된다고 지목한 아이템 ‘가방 아이콘’과 ‘공격 버튼’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는 리니지W 이전 출시된 게임들의 디자인과도 유사한 바 표절이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레드랩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소송 제기와 과장된 홍보 자료 배포 행위가 롬의 정식 서비스를 방해하고, 이용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된 행위로 판단한다”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롬 출시 일정과 관련해선 “예정대로 27일 오전 10시 글로벌 정식 출시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드랩게임즈가 공개한 엔씨소프트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 <사진=레드랩게임즈>
레드랩게임즈가 공개한 엔씨소프트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 <사진=레드랩게임즈>

다만 레드랩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그 밖의 UI 표절 주장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롬의 서비스를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측은 “추후 소장을 확인한 뒤 소송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게임업계에선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대한 의견 대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리니지 라이크로 묶이는 게임을 만든 회사들은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트랜드가 된 리니지 라이크를 하나의 장르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자사가 보유한 리니지 IP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강경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월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같은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엔씨소프트는 이보다 앞선 2021년에도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1심 법원은 지난해 8월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고, 웹젠은 이에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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