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빈은 위기의 ‘디즈니 플러스’의 구원자로 떠오를까. 제대로 미친 사이코패스 의사가 된 박은빈과 그와 애증의 관계에 놓인 설경구, 애증의 사제지간이 펼칠 잔혹동화 ‘하이퍼나이프’가 시청자들과 만날 모든 준비를 마쳤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박은빈, 설경구, 윤찬영, 박병은, 김정현 감독이 참석했다.
디즈니+의 2025년 최초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는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규 분)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이다. 서로의 목숨줄을 쥔 스승과 제자의 치열한 대립이 ‘메디컬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서 어떻게 폭발하게 될지, 그 스릴 넘치는 전개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년 반이라는 촬영 기간을 거친 후 작품을 선보이게 된 김정현 감독은 “떨린다. 어떤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별화 된 연출 포인트에 대해서는 “우리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평범하지 않다. 한국 드라마에서 찾기 어려웠던 캐릭터였고, 잔혹동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며 “세옥과 덕희의 뇌에 미친 자들이 벌이는 기묘한 이야기와 관계에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드라마 안에서 캐릭터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관계로 흘러갈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귀뜸했다.
“촬영 후 종료하고서도 기다림이 길었던 작품”이라고 말문을 연 박은빈은 ‘하이퍼나이프’에 대해 “촬영 하는 내내 어떻게 완성될지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가늠이 안 되더라. 이틀 뒤에 세상에 공개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주셨으면 좋겠다”며 “세옥을 만나서 내내 치열하게 살았다. 치열할 일이 많았다. ‘치열하다’고 밖에 표현을 못 찾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가슴 뛰며 살았던 거 같다. 드디어 공개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세옥이를 얼른 풀어주고 평가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설경구 역시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쌓인 거 같다”며 “저는 차가워지려고 노력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했다. 저는 오히려 차가워지고 무심 하려고 했는데, 개봉을 앞두다보니 현재 무심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이퍼나이프’는 캐릭터들의 얽히고설키는 관계성이 이야기의 핵심 축을 이루며 극강의 긴장을 이끌어가는 요소로 등장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완성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이들이 빚어낼 케미는 이번 작품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관전 포인트로 꼽힐 예정이다.
박은빈과 사제지간이 된 설경구는“케미는 너무 좋았다. 극중에 제가 박은빈에게 많이 당하는 모습이 있다. 그때 역으로 박은빈이 도파민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묘하게 제가 더 쾌감이 있었다. 서로에게 해를 끼치는 사이다. 이 작품의 재밌는 특색은 입체적이고 독특한 사제지간이다. 그것만 보지 마시고 내면의 감정까지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박은빈은 설경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연기 외적으로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는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서 대화를 많이 신청했다. 저에게도 이야기 잘 해주셨다. 이 작품에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든든하게 모든 것을 받아줄 준비를 해주셔서 덕분에 세옥이 마음껏 까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은빈은 뇌와 사랑에 빠져 수술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천재 의사였지만, 스승이었던 ‘최덕희’에 의해 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뒤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정세옥’ 역을 맡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거머쥔 그는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기존과 180도 다른 얼굴의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본 적이 없는 장르와 캐릭터여서 모든 것이 처음에 만났을 때 흥미로움을 느꼈다”고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털어놓은 박은빈은 “설경구 선배님을 작품에서 처음 만나 뵈었는데, 선배님과 만나는 모든 장면이 도파민이었다. 모든 장면에서 좋은 자극을 받았고 좋은 에너지를 연기자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겪었다”고 전했다.
세옥에 대해서는 “‘하이퍼나이프’는 반사회성을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이 된 장르이기도 하다. 그냥 빌런으로서 기능하기보다는, 세옥이라는 캐릭터성을 동력으로 끝까지 이끌어 가야 한다. 비록 시청자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울지라도 끝에 가서는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을 수 있겠지’라는 설득이 됐으면 한다”며 “이해를 바라지고 있지는 않다.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해서 서로의 기로 끝에서 선과 악을 마주치는 것들에 포인트를 두고 감정의 변화를 같이 체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보통의 가족’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사랑받아 온 설경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한때 가장 아끼던 제자 ‘세옥’을 잔인하게 내친 스승 ‘최덕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로 6년 만에 자신이 버린 제자 ‘세옥’과 재회하며 펼쳐지는 복잡미묘한 관계 변화와 감정의 진폭을 세밀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박은빈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하이퍼나이프’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설경구는 “캐릭터 설정을 해서 끝까지 밀고가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에 촬영하면서 변주하는 캐릭터가 있다. ‘하이퍼나이프’는 후자였다. 한 가지 캐릭터로 8가지 에피소드를 보여드리는 것이 무리가 있었다. 세옥과 대립할 때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뇌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자신 있지만, 그 외에는 어리숙하고 애 같기도 한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서 만들어 갔던 캐릭터”라고 전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부터 ‘소년비행’ 등에서 활약하며 차세대 배우로 입지를 다진 윤찬영과 영화 ‘시민덕희’ 드라마 ‘선산’과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등 다수의 작품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해 온 박병은이 각각 ‘서영주’와 ‘한현호’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더한다.
윤찬영은 “개인적으로 너무 존경하는 선배들과 작품을 하고 호흡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촬영할 때 일기를 많이 썼다. 지방 촬영이 많았는데, 숙소에 돌아가서 그날의 느낌 점들을 모아놨던 기억이 있다. 많은 분께서 기대하고 계실 텐데, 기대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드러냈다.
박병은은 “작품을 하면서 현장에서 같이 연기하는 동료를 보면서 진짜 연기 너무 잘한다. 집중해 있다는 걸 받을 때도 있지만 못 받을 때도 있는데, 여기 나오신 세 분에게 연기 생활을 어느 정도 했음에도, 대사와 눈빛, 행동, 감정을 표현할 때 아직도 대단한 배우가 많다는 걸,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고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해서 영광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정현 감독은 ‘하이퍼나이프’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그 사이에서 오묘한 톤을 유지하려고 공을 들였다. 오묘한 톤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묘함’은 작품의 ‘호불’이 갈릴 수 있는 부분. 이를 의식한 듯 박은빈은 미치광이 의사를 연기한 것은 부담이 없지만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면서도 “자기만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런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흔을 남기는지, 어떤 흔적을 남기고 결말을 맺을지 기대해 달라. 두 사람이 자신들의 원하는 바람대로 이어나가기 위해 투쟁해 나간다. 어떻게 오답을 각자의 답으로 만들어 가는지, 8회는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구원자로 떠오른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급격한 한국 가입자 이탈을 겪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으로 반등했던 2023년 9월(433만명)과 비교하면 200만명가량이나 떠난 상황에, ‘김수현 리스크’를 제대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수현은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넉오프’ 공개를 앞두고,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시절에 교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이탈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 신작으로 인사하게 된 박은빈은 “흥행을 생각하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마단 작품을 하다 보면 주인공으로서 요즘 제작기간이 길어진 만큼 수많은 스태프들이 계시는데, 이렇게 공개를 앞둔 시기에는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어 “장면을 찍을 때 고생했는데 기왕이면 좋은 반응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이유를 목표에 두고 합심했다. 어떤 반응이든 끝까지 한 번 보셨으면 끝까지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하이퍼 나이프’는 오는 19일 공개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