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지만, 이것만으로 경기를 살리기엔 부족해 보인다. 경기부양 효과가 큰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정치와 경제를 덮친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작년 소매판매는 2.2% 감소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악의 소비절벽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으로 4개월째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다. 내수 침체는 기업 매출과 고용 감소는 물론,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출발점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기도 벅찬 형국이다.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두 달 새 20만명이나 줄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명)과 1998년(561만명)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100조원으로 금융불안의 뇌관이 될 우려를 안고 있다.
내수경기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탄핵 정국으로 리더십이 실종된 탓인지 재정정책은 소극적이다. 이미 1분기에 확정됐어야 할 추경안이 이제야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통화당국도 마찬가지다. 환율 변동성을 고려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치권의 무책임은 더 심각하다. 추경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규모와 지원 대상을 놓고 몇 달째 실랑이를 벌이며 시간만 낭비했다.
이제라도 정부안이 마련된 만큼 추경부터 서둘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심의 과정에서 증액을 요구할 예정인데, 민생지원금 등 포퓰리즘 예산을 늘릴 목적으로 추경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추경에 금리 인하가 더해져야 경기 진작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당국의 자세 전환도 필요하다. 지금도 이미 많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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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화일로 내수경기 아무도 안 챙긴다 [사설]
- 입력 :
- 2025-04-18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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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지만,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며 작년 소매 판매는 3년 연속 감소하였고, 자영업자 수는 최근 두 달 간 20만명이 줄어들어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다.
추경을 신속히 집행하고 금리 인하가 이루어져야 경기 회복의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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