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돌아갔다. 약 3년 만에 거주 측면에서도 완전한 '자연인' 신분이 된 것이다. 그는 이날 관저를 나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의 정치적 역할을 암시한 것으로 읽힐 법한 발언이다. 하지만 넉 달간의 탄핵정국에 지친 대다수 국민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의 정치적 '침묵'을 바라고 있다.
이미 정치권은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잠룡'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4월 말, 늦어도 5월 초까지 각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와 주요 공약을 확정하게 된다. 계엄과 탄핵정국의 혼란을 극복하고 새 출발에 나서는 정치 일정이다.
그런데 최근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국민의힘 경선과 6·3 대선에서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선고 이후 지난 일주일간 매일 관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 대선 예비후보, 강성 지지자 등을 만났다. 이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수천만 명이 탄핵 반대를 외쳤다"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충성심"과 같은 메시지는 대선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 불법 계엄을 통해 민주적 헌정질서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으로선 부적절한 처신이다. 윤 전 대통령은 11일에도 관저를 나오면서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사저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말이 아니길 바란다. 진심으로 대한민국을 위한다면 서초동 사저에선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자중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윤 전 대통령에 기대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유혹을 끊어내야 한다. 스스로 함량 미달임을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 윤 전 대통령이 의견을 밝힐 곳은 법정이고, 국민의힘이 귀 기울일 대상은 국민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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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연인' 윤석열 사저로 … 자중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사설]
- 입력 :
- 2025-04-11 17:50:04
- 수정 :
- 2025-04-11 20: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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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으로 돌아가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그의 정치적 '침묵'을 바라고 있으며, 이미 정치권은 조기 대선 모드에 접어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로 인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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