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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美엔 신공장, 韓공장은 셧다운…한국경제의 현실 [사설]

입력 : 
2025-03-28 17:13:15
수정 : 
2025-03-28 17:25:51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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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다음달부터 인천 공장의 가동을 한 달간 중단하며, 이는 철근 시황 악화에 따른 감산 조치로 창사 이래 처음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로 인해 국내 투자와 일자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현재 현대제철 노조는 총파업을 반복하며 성과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상황은 앞으로 더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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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다음달부터 한 달간 인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철근 시황 악화에 따른 감산 조치로, 창사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불과 며칠 전 미국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는데 국내에서는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니 한국 경제가 처한 암담한 현실을 보는 듯하다. 따지고 보면 철강뿐이겠는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은 모두 비슷한 처지다. 중국은 물량 공세를 퍼붓고, 미국은 관세로 몰아세운다. 국내 일자리를 모두 빼앗겨버릴 판인데도 노동계는 밥그릇 지키기에만 혈안이고, 정치권은 반기업적인 규제를 방치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셧다운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사들이 가격을 후려쳐 수출하는 통에 국내 기업들은 생산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포스코도 지난해 공장 2곳을 폐쇄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 관세전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전기로 공장 건설을 포함한 31조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루이지애나에서 생산한 철강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공급해 관세를 피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국내 투자와 일자리가 위축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작 현대제철 노조는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 26일에도 다시 총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그동안 사측과 성과급 규모에 합의하지 못해 총파업과 부분파업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했음에도 사상 최대 이익을 낸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과급을 올려달라는 요구다. 미국발 관세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라는 요구가 더 많은 산업에서 쏟아질 수 있다. 기업뿐 아니라 노동계와 정치권 모두 생존의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경쟁력을 높여 국내 산업 기반을 지켜내겠다는 절박함이 없다면 중국산의 공세와 미국의 관세 폭탄을 맞아 일자리가 다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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