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다음달 26일 선고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갈리는 것은 물론 한국 정치가 큰 파동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심에서 이 대표는 피선거권 박탈 형량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이 나오면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자격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 2심 선고 전후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오는 5월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상고하면 상고심 개시 절차에 최소 한 달이 걸리고 이 대표가 회피 전략을 펼칠 경우 더 지연될 수도 있다. 대선 이전 대법원 선고는 사실상 어렵고 유죄가 확정되기 전이라면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온 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강행해 당선되면 복잡하고도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법원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부터 논란의 대상이다. 법조계 다수설은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검찰의 기소에 한정돼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임기 중에는 재판을 중단했다가 임기 후 재개해야 한다는 소수설도 있다. 다수설에 따라 대법원이 2심 유죄판결을 임기 중 확정할 경우 대통령 당선은 즉시 무효가 되고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탄핵에 이어 연속으로 대통령이 궐위되는 헌정의 대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국민은 쪼개지고, 국정은 표류할 것이며, 정정불안 국가로 낙인찍혀 경제는 곤두박질칠 게 분명하다. 반면 임기 중 재판을 중단한다면 임기 내내 자격 시비와 저항에 시달릴 것이다.

이런 불안을 잠재우는 확실한 방법은 2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오면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이 대표가 밝히는 것이다. 무조건 출마할 생각이라면 예상되는 여러 문제에 어떤 해답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당선 무효 가능성에도 출마해야 하는 이유를 미리 밝혀 국민이 판단할 시간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