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적립금이 40조원을 돌파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40조670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급증했다. 지정가입자 수도 631만명으로 1년 만에 32% 늘었다. 안정적인 노후 소득 확보를 위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려는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전체 디폴트옵션 적립금 가운데 88%는 여전히 원리금 보장 상품에 집중돼 있어 수익률을 높이려는 원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저금리 예금 등에 잠들어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2023년 도입됐다. 정부 승인을 받은 315개 상품 가운데 중위험·고위험 등급의 68개 상품은 지난해 1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성과도 입증했다. 하지만 35조3386억원의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초저위험 상품에 편중돼 있고, 초저위험 상품의 지난해 수익률은 3.3%에 그쳤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투자자산 확대가 시급하다.
낮은 퇴직연금 가입률도 문제다. 2012년 7월 26일 이후 설립된 사업장에는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됐지만, 그 이전에 설립된 곳은 퇴직금이나 퇴직연금 중 하나만 시행하면 된다. 이 때문에 2023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률은 사업장 기준 26.8%, 근로자 기준 53.2%에 불과하다. 정부는 퇴직연금 도입 단계적 의무화 추진 계획을 밝혔는데, 중소·영세기업을 위한 인센티브가 병행돼야 한다.
실질적 연금 기능 강화도 숙제다. 2023년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한 53만계좌 중 89.6%가 연금이 아닌 일시금 수령을 선택했을 정도로 퇴직연금은 '연금'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 마련·자녀 결혼 비용 등으로 목돈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중도 인출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연금 수령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퇴직연금이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보장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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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40조 돌파, 실질적 연금기능 강화해야 [사설]
- 입력 :
- 2025-02-18 17:20:00
- 수정 :
- 2025-02-18 19: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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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지난해 말 40조670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증가하며 40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전체 적립금의 88%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집중되어 있어 수익률 향상을 저해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가입률 또한 낮은 상황이다.
특히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한 계좌의 89.6%가 일시금 수령을 선택해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미흡하게 하고 있어, 중도 인출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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