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지분 절반을 요구한 것은 트럼프 2기 미국 외교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패권 국가로서의 체면이나 동맹의 가치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악착같이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에 있는 한국도 긴장할 필요가 있다. 동맹의 가치에만 호소하다간 '청구서'가 늘 수 있다.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지 확실히 해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절반에 대한 소유권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수천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그 대가로 약 5000억달러(약 720조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여기에는 '광물 개발권 분쟁 시 미국 뉴욕 법원이 관할권을 행사한다'는 주권 침해적인 조건도 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확실한 안전 보장 약속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당장 이번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실무 협상을 시작한다. 자신들의 어깨 너머로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의 틀을 짜버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어떤 방식이 됐든 트럼프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 판이다.
우크라이나가 처한 약소국의 현실은 트럼프 시대 대다수 국가들이 마주할 미래다. 미국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관계가 정의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가치동맹' 같은 철 지난 미사여구는 쓸모가 없어졌는지도 모른다. '북한 핵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주면 미국에 얼마를 줄 수 있나' '미국에 자동차를 계속 수출하는 대가로 한국은 무엇을 수입할 건가' 이런 강압적인 질문에 답하려면 트럼프만큼 실리적이고 냉정해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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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우크라에 "희토류 절반" 요구 … 힘없는 나라의 현실 [사설]
- 입력 :
- 2025-02-17 17:05:16
- 수정 :
- 2025-02-17 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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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절반을 요구한 사건은 트럼프 2기 외교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도 긴장해야 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정의하는 데 있어 실리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은 '가치동맹'이라는 구호를 넘어, 미국과의 관계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명확히 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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