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면 5년 내 3%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경제 성장 정책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삼성전자급 기업 6곳을 키우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야당이 분배 중심 정책에서 성장 우선 전략으로 선회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실천 의지다. 당장 '주 52시간' 현안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이 야당의 성장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나.
6일 민주당 대선 준비 조직인 집권플랜본부가 발표한 '성장 전략 구상'은 사실상 대선 공약의 초안으로 이해된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첨단 산업에 투입할 50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하고, 부처별로 분산된 산업 정책을 대통령 산하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모으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산업 정책의 성과 관리와 규제·법제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5년 내 3%대, 10년 내 4%대 성장률 달성 목표까지 제시했다.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 정책은 이전 정부도 추진해온 것으로 전혀 새로울 게 없다. 다만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해온 '포용적 성장' 전략에서 '포용'이 빠진 점이 주목된다.
이번 발표는 최근 이재명 대표의 잇단 우클릭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성장 전략의 핵심 요소인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는 빠져 명확한 한계도 드러냈다. 민주당은 여전히 노동 개혁 문제를 회피하며, 반도체특별법이나 전력망법·고준위방폐장법 등 산업 활동을 위한 입법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거대 야당일 때는 손 놓고 있다가 집권하면 갑자기 실천 의지가 생기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경제 성장은 단순히 재정 투입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성공 배경에는 노동 유연성과 규제 개혁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을 목표로 내놓은 경제 성장 플랜이 국민적 신뢰를 얻으려면 노동·규제개혁에 전향적 입장을 밝히고, 실천 의지를 입증해야 한다. 당론으로 '성장 전략'을 채택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3% 성장 공약은 또 하나의 선거용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사 상세
사설
野 "집권 땐 3% 성장", 주 52시간도 못 푸는데 누가 믿겠나 [사설]
- 입력 :
- 2025-02-07 17:15:48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시 5년 내 3%대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경제 성장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첨단 산업 육성과 삼성전자급 기업 6곳을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천 의지와 노동 개혁 등의 핵심 요소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당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노동 및 규제 개혁에 대한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약은 선거용 구호에 그칠 위험이 있다.
글자크기 설정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4
인기뉴스
2025-10-07 01:09 기준
-
1
“돼지갈비찜, 잡채”…구치소서 추석 맞는 윤 부부
2025-10-06 06:39:49
-
2
트럼프, 해군 기념식서 “세계 각국 美조선업에 수천억불 투자”
2025-10-06 10:17:39
-
3
동남아 더이상 가성비 아니다?…한국인 관광객 없이 싸고 힐링되는 태국 비밀낙원
2025-10-06 17:47:48
-
4
“밖에서 밥 사먹기 무서워요”…3천원대 프리미엄 버거가 잘 팔리네
2025-10-05 11:21:19
-
5
“남아돌아 그냥 막 버렸는데”…다이어트 효과 탁월 ‘이것’ 뭐길래
2025-10-06 20:56:14
-
6
오은영 박사 화장까지 전담했다…올해 매출 1500억 전망하는 정샘물뷰티 [인터뷰]
2025-10-06 17:23:56
-
7
“미국엔 물건 안 팔아”…세계 수출 증가에도 관세 장벽 역풍
2025-10-05 11:32:13
-
8
“1㎏ 161만원, 한우보다 비싸”…이것 때문에 산 오르는 20대들
2025-10-05 16:19:34
-
9
김풍 요리에 눈 커진 대통령…‘K팝만큼 K푸드도 중요”
2025-10-06 16:19:40
-
10
“청년들만 국민인가”…고독사 4명중 3명 40∼60대 ‘낀 세대’
2025-10-06 21:4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