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소매판매가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의 '2024년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작년 소매판매는 2.2% 감소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995년 통계 작성 후 최장기간 감소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악의 소비절벽이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탄핵 국면에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까지 겹치며 연말 특수가 사라졌고, 올해도 소비심리 회복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생산과 설비투자는 모두 늘어났지만, 지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소비절벽은 승용차·가전 등 내구재(-3.1%)는 물론이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 등 전 품목에 걸쳐 나타났다. 소매 업태별로도 전문소매점(-3.4%), 슈퍼마켓·잡화점(-5.9%), 백화점(-3.3%), 대형마트(-2.3%) 가릴 것 없이 판매가 줄었다. 정부가 예산 67% 상반기 조기 집행, 설 연휴 임시공휴일 지정 등 나름의 대책을 내놨지만, 가라앉은 내수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산가격 하락과 출렁이는 환율, 다시 들썩이는 물가도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길어지는 내수 침체는 우리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을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산업 경쟁력 약화와 저출산·고령화, 과도한 가계부채 등 1990년대 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침체로 접어들 당시 일본과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리더십 부재' 위기까지 겪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1%대로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내수가 살아나야 제조업에 숨통이 트이고 경제 전체에 활력이 돈다. 글로벌 관세전쟁 등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 회복은 더욱 절실하다. 정치권은 정쟁의 늪에서 빠져나와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 등 내수 진작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미뤄둔 경제 관련 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 절박함 없이는 내수를 살리기도, '잃어버린 30년'을 피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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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수 3년 연속 마이너스 … 이러다 '잃어버린 30년' 올라 [사설]
- 입력 :
- 2025-02-03 17: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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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소매판매가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이는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 감소로 기록되었다.
소비절벽 현상은 모든 품목에 걸쳐 나타났고,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내수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은 조기 예산 편성과 경제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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