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되기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우려했던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참담함을 느꼈을 국민이 많을 것이다. 찬반 여부를 떠나 현직 대통령 체포는 다신 없어야 할 국가적 불행이다. 이제 정치권은 국론 분열을 수습하고, 차분하게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15일 경찰은 새벽부터 윤 대통령 관사 진입에 나서 10시 33분 체포영장 집행을 공식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지지자 6500명과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관저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과연 이런 식으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한 것이 최선의 방안이었는지는 의문이다. 현직 대통령은 대부분 국가에서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체포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현직이 아닌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후 체포됐다. 해외에서도 계엄령과 의회 해산 시도 후 체포된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전 대통령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날 집행 과정이 전 세계에 실시간 보도되며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이룩한 한국의 국격은 또 한 번 추락하게 됐다. 정치적 혼란상이 두드러져 국가신용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 재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의 관저 진입 과정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체포를 둘러싸고 양극단으로 갈라졌던 국론 분열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의 수사 적법성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사전 녹화된 영상에서 "불법 수사이지만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수사·체포 절차가 불법적이고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공수처 조사에서도 진술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법적 논란을 피하려면 이제라도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것이 난데없는 계엄 선포와 대통령 체포로 떨어진 나라 국격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길이다. 대외적으로는 불확실성을 해소해 한국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길이기도 하다. 여야가 제 입장만 고집하고 타협하지 않으면 국민 눈에는 조기 대선을 노린 꼼수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기사 상세
사설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참담한 현실 … 차분하게 극복해야 [사설]
- 입력 :
- 2025-01-15 17:25:51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43일 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체포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체포 과정에서는 지지자들과 경찰 간의 몸싸움이 벌어져 관저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었으나,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다.
고립된 정치 상황 속에서 여야의 합의와 신속한 특검법 처리가 국격 회복과 경제 안정의 중요한 지름길로 여겨진다.
글자크기 설정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3
인기뉴스
2025-10-07 05:59 기준
-
1
“돼지갈비찜, 잡채”…구치소서 추석 맞는 윤 부부
2025-10-06 06:39:49
-
2
동남아 더이상 가성비 아니다?…한국인 관광객 없이 싸고 힐링되는 태국 비밀낙원
2025-10-06 17:47:48
-
3
트럼프, 해군 기념식서 “세계 각국 美조선업에 수천억불 투자”
2025-10-06 10:17:39
-
4
“남아돌아 그냥 막 버렸는데”…다이어트 효과 탁월 ‘이것’ 뭐길래
2025-10-06 20:56:14
-
5
오은영 박사 화장까지 전담했다…올해 매출 1500억 전망하는 정샘물뷰티 [인터뷰]
2025-10-06 17:23:56
-
6
“미국엔 물건 안 팔아”…세계 수출 증가에도 관세 장벽 역풍
2025-10-05 11:32:13
-
7
경북 안동 부모 선영 참배한 이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 다짐 다시 새겨”
2025-10-06 17:38:25
-
8
김풍 요리에 눈 커진 대통령…‘K팝만큼 K푸드도 중요”
2025-10-06 16:19:40
-
9
“1㎏ 161만원, 한우보다 비싸”…이것 때문에 산 오르는 20대들
2025-10-05 16:19:34
-
10
“밖에서 밥 사먹기 무서워요”…3천원대 프리미엄 버거가 잘 팔리네
2025-10-05 11: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