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경제

사실상 휴지조각 된 한미FTA 쌀시장 개방 압력 거세질 듯

문지웅 기자
입력 : 
2025-04-03 18:01:42
수정 : 
2025-04-03 20:37:45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효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쌀 관세와 수입차 규제를 "최악의 무역장벽"으로 언급하며, 이는 한국의 농가와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은 쌀 소비 급감으로 인해 국내에 쌀이 과잉 생산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쌀, 매년 20만톤 공급과잉인데
트럼프 '최악 무역장벽' 지목
◆ 한미관세협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USTR 무역장벽 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USTR 무역장벽 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한미 FTA에 따라 한국은 미국 제품 대부분에 사실상 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에 그친다. 미국이 재차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로 언급한 최혜국대우(MFN) 관세율 13.4%는 FTA를 맺고 있는 미국과는 상관이 없다. 미국이 한미 FTA를 쓰레기통에 폐기한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미 FTA는 2013년 공식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수입차 규제와 쌀 관세를 지목해 "최악의 무역장벽"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논란거리다. 이는 단순히 미국 수출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농가와 자동차산업 밸류체인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가 한국에서 생산됐고, 일본은 94%가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꼬집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총 162만대 중 83%가 국산차, 17%가 수입차였다. 백악관은 상호관세 '팩트시트(Fact Sheet)'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한국·일본 시장에서 다양한 비관세장벽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산 쌀에 대해 한국이 500%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쌀은 농민 보호와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더 개방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 호주, 베트남, 태국 등 5개국에서 연 40만8700t의 쌀을 5%의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수입한다. 미국 배정 물량은 13만2304t이다. TRQ 초과 물량에 대해선 513%의 관세가 부과된다.

정부가 쌀 수입에 제한을 두는 것은 지금도 국내에 쌀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소비 급감으로 쌀이 매년 20만t 이상 남는다. 정부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2조6000억원을 들여 120만t을 매입했다.

[문지웅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