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고삐죄는 금융지주
다음달 주총서 연임 최소화
임기 남은 인사도 교체 추진
하나금융, 내부통제委 신설
타 지주도 조만간 발표할듯
다음달 주총서 연임 최소화
임기 남은 인사도 교체 추진
하나금융, 내부통제委 신설
타 지주도 조만간 발표할듯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새롭게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기존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교수의 최장 임기가 만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총 9명 중 7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KB금융처럼 최장 임기를 모두 채운 사외이사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순환을 통한 경영진 견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2명 정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한다. 지난해 금융사고와 관련해 홍역을 치른 만큼 이번 사외이사 지명은 내부통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후보로 1명 이상을 내부통제와 준법감시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으로 추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NH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6명 가운데 4명이 곧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당국은 다수의 사외이사 임기가 동시에 종료되면 이사회 안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는 최장 임기인 6년을 채우지 않더라도 일부 사외이사를 탄력적으로 교체하며 금융당국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이사회 틀 자체는 변동성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새롭게 사외이사를 맡는 이사진의 역할은 내부통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3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에서는 사외이사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요 과제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한 사외이사가 금융지주와 은행 이사회에 동시 참여하는 것도 자제하라는 방침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에서 금번에 교체할 예정인 윤수영 이사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아직 최대 임기를 채우지 않았지만 겸직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지주 사외이사에서 물러난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처음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하고 이사회에 내부통제위를 신설했다. 이사회 내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경영발전보상위원회 등이 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운영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롭게 내부통제위를 설립했다.
내부통제위는 이사를 3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총 위원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했다. 이사회에 자율적인 견제·감시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내부통제위에서는 하나금융 내부통제의 기본 방침이나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KB·신한·우리금융 역시 주총 안건 공시 전이어서 공식화하지는 못했지만 내부적으로 내부통제위 설치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관련 법이 바뀌었고, 모범규준에 따라 당연히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당국 요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영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