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기간 딥시크·관세전쟁
글로벌 증권시장 키워드 부상
한국 온 오픈AI 샘 올트먼
삼성·SK·카카오와 협력 관심
글로벌 증권시장 키워드 부상
한국 온 오픈AI 샘 올트먼
삼성·SK·카카오와 협력 관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최다 검색어는 '딥시크'(650회), 2위는 '관세'(365회)였다. '딥시크'의 검색량은 지난 집계(지난달 15~21일) 최다 검색량(409회)을 보인 '트럼프' 키워드보다 58%나 많았다. '트럼프' 키워드는 이번 집계에서 5위(185회)로 밀려났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추론 모델 R1을 발표했다. 딥시크 R1이 업계 최강자인 오픈AI의 최신 모델에 필적하거나 더 뛰어나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관세 우려 등 계속되는 시장 악재에 지난 4일 118.6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대폭락이 있었던 지난달 27일 종가 118.42달러로부터 반등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박유악 키움증권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딥시크 쇼크는 시장이 굳게 믿어온 규모의 법칙을 뒤흔들었다"며 "무료로 풀린 딥시크 R1이 오픈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수익성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해당 분석이 담긴 보고서는 이번 집계에서 검색량 3위로, 해외 종목을 다룬 보고서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올랐다.

한편 딥시크 쇼크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주요국 협박에 나서자 투자자들의 혼란은 가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멕시코에 각 25% 관세,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가 국경 경비 강화를 약속하자, 트럼프는 3일 행정명령 시행을 하루 앞두고 캐나다·멕시코 대상 관세를 한 달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중국 관세는 예정대로 시행돼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급격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점차 관세 이슈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거래일 전보다 0.02% 하락에 그친 6037.88에 4일(현지시간) 장을 마감했으며, 코스피 역시 5일 장중 2500선을 회복하며 설 연휴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집계 기간 국내에선 삼성전자 종목과 관련 보고서들이 검색량 상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종목 검색량은 416회로, 2위 효성중공업(164회)과 3위 SK하이닉스(155회)를 합친 값보다 많았다. 보고서 검색량 순위에서도 상위 10개 중 4개가 삼성전자를 다뤘다.
이 보고서들의 제목에는 '말잇못' '싸다는 이유만으로 살 수 없는 국면' '실적 급감' 등의 표현이 등장하며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됐다. 지난 3일에는 증권사 12곳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4만 전자' 불안이 재점화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충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으로의 HBM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등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이 삼성전자 보유 순현금 93조원을 활용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 저점을 확인한 후 2분기부터 계단식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