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액티브 공략한 타임폴리오 두각
빅테크 레버리지, 세 자릿수 수익률
2024년 ETF 수익률은 미국 주식에 얼마나 과감히 투자했는지에 따라 갈렸다. 매경이코노미가 에프앤가이드·하나증권·키움증권·유진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함께 ETF 수익률을 종합 평가한 결과, 상위 10개 ETF 중 8개가 미국 주식을 주로 담은 상품으로 나타났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등 미국 대표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년 내내 강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특히 기초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연초 대비 11월 말 수익률을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했다.
매경이코노미 분석 결과,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운용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하 타임폴리오)이다. ‘헤지펀드 명가’로 꼽히는 타임폴리오는 덩치를 키우는 건 물론, 수익률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2024년을 ‘타폴의 해’로 만들어냈다. 타임폴리오는 한국거래소 기준 총 13개의 국내·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만 운용한다. 전체 ETF의 순자산총액은 연초 이후 6318억원이나 늘었다. 230% 성장세로 상위 10개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AI 열풍과 트럼프 트레이딩 등에 맞춰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기술주와 국내 월배당 ETF에서 덩치를 크게 키웠다. 연초 이후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ETF는 AUM이 1956억원,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는 1882억원 증가했다. 국내 월배당 ETF인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국내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중에도 연초 이후 24%(배당 포함) 수익률을 달성하며 827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가 각각 69%, 68%로 나란히 올해 수익률 종합 4·5위에 올랐다. 두 ETF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편입·편출이 가능한 ‘액티브’ 상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식 운용에 강점이 있는 타임폴리오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종목을 변경한 점이 주효했다. 또한 타임폴리오 ETF는 레버리지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레버리지는 수익을 낼 때는 2배, 3배 가능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024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국투자신탁)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이 수익률 120%로 1위, 한화의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합성)’이 수익률 111%로 2위에 올랐다. 국내 상장된 ETF 중 이 두 상품만이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방산의 ‘한화’, 금융의 ‘미래’
업종 따라 수익률 갈려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ETF 수익률 순위는 투자 업종에 따라 갈렸다. 올해 호황을 보인 업종 내 종목을 주로 담은 상품은 50~60%대 고수익을 거뒀다. 원자력·조선·금융 업종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대체로 높았다.
국내 부문 수익률 1위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하 NH아문디)의 ‘HANARO 원자력iSelect’다. 연초 이후 63%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iSelect 원자력 지수를 추종한다.
원자력 산업과 관련도가 높고 시가총액이 큰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한국전력,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AI 산업의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국내 원전 가동률도 꾸준히 상승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자연스레 이들 비중이 높은 ETF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52%의 수익률로 4위에 오른 한국투자신탁의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성과가 좋았다.
방산 부문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한화의 ‘PLUS K방산’도 주목할 만하다. 연초 이후 53% 수익률로 3위를 기록했다. 방위 산업 테마와 관련도가 높은 종목으로 구성되는 ‘FnGuide K-방위산업 지수’를 추종하며, 지난해 1월 상장 당시 국내 방산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유일한 ETF로 투자자의 이목이 쏠렸다. 올해 국내 방산 기업들이 잇따라 수출 낭보를 이어가며 주가가 고공행진한 덕분에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슈퍼 사이클을 맞은 조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주를 주로 담은 신한자산운용(이하 신한)의 ‘SOL 조선TOP3플러스’와 NH아문디의 ‘HANARO Fn조선해운’이 톱10에 안착했다. 두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조선주 비중이 크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모두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미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이다. 특히 ‘SOL 조선TOP3플러스’는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 이른바 조선 ‘빅3’를 각각 20%의 비중으로 담는다. 이처럼 공격적인 운용을 통해 47%라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밸류업’ 대표 수혜주로 주가 훈풍이 이어진 금융주 관련 ETF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미래에셋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TIGER 200 금융’ 두 상품이 40% 안팎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각각 ‘FnGuide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지수’와 ‘KOSPI 200 금융 지수’를 추종한다. 추종하는 지수는 다르지만 구성 종목은 유사하다. 두 상품 모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10% 이상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
춘추전국 미장 ETF
테크 테마 ‘초강세’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여러 운용사 상품이 골고루 상위권에 포진했다. 상위 10위 내 ETF는 모두 50% 이상 고수익을 달성했다. 이 중 7개 상품이 종합 순위에서도 톱10에 진입했다.
종합 순위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품만으로 나열해도 구성이 다양하다. 수익률 62%를 기록한 한화의 ‘PLUS 미국대체투자Top10’은 독특하게 미국 대체 투자 전문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지수사업자 MV인덱스솔루션(MVIS)의 ‘블루스타 Top10 US Listed Alternative Asset Managers 지수’를 추종하며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삼성자산운용(이하 삼성)의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성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메타버스는 팬데믹 당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후 열풍이 식으며 관심에서 멀어진 테마다. 그러나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 사업을 구상 중인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이 ETF가 추종하는 지수는 ‘나스닥 CB 인사이트 메타버스 지수’다. 이 지수는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 종목을 모두 담았다. 패시브가 아닌 액티브 방식의 운용으로 적극적인 조정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성과도 두드러진다.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 액티브’와 ‘에셋플러스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 등 2개 상품을 상위권에 진입시켰다. 각각 수익률이 56%, 49%에 달한다. 특히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는 종합 순위 톱10에 오른 상품을 모두 포함해도 미국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빼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두 상품 모두 액티브로 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타임폴리오의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 역시 54%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액티브 운용에서의 강점을 보여줬다.

[명순영·최창원·문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0호 (2024.12.25~2024.12.31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