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예금은 차익실현나서
1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달러 예금 잔액은 626억9083만달러(약 89조원)에 달했다. 11월 말 603억5522만달러(약 86조원)에서 3.8%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엔화 예금은 1조1112억엔(약 10조3800억원)에서 1조70억엔(약 9조4000억원)으로 9.4% 빠졌다. 이 기간 달러와 엔화 모두 원화 대비 가치가 2%가량 올랐다. 차익 실현 조건이 생성됐지만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외화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언 이후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이 불어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였다"며 "달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예금 잔액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화를 빼서 달러를 사는 수요가 존재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엔화가 저점이어서 상담을 받는 고객이 많았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주로 달러 관련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두 통화의 보유 목적이 갈린다는 점도 예금 잔액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은행에 따르면 달러는 투자 외에도 해외 체류 가족에게 송금하려는 수요 등이 많지만 엔화는 대부분 투자 수요로 분석된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