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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K푸드, 더 잘되려면? 트럼프 변수…유통망·현지화 투자를

K푸드는 훨훨 나는데 韓 식품 기업은 ‘비상’ [스페셜리포트]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삼양식품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7%를 넘는다.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사진은 미국 LA 파머스 마켓에서 진행된 ‘소스 익스체인지’ 행사 장면. (삼양식품 제공)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삼양식품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7%를 넘는다.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사진은 미국 LA 파머스 마켓에서 진행된 ‘소스 익스체인지’ 행사 장면. (삼양식품 제공)

당장 내수 회복 조짐이 불투명한 가운데, 글로벌 성적표에 따라 식품 기업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형국이다. 결국 “한국 식품 기업 미래는 글로벌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2025년 K푸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으로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식품 원자재 부담을 높이는 환율 상승과 관세 인상으로 K푸드에 불리한 환경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국내 식품 기업의 R&D 혁신과 글로벌 협력 촉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K푸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내 전략적 입지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표적인 전략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유통망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간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CJ제일제당과 농심이, 중국에선 오리온 등이 현지 생산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단순히 K푸드 인기 편승, 그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는 콘텐츠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무엇보다 현지 유통망에서 자리를 잡고 생태계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는 의견도 많았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K푸드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소비가, 브랜드 만족과 충성도로 이어져야만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선택을 받으려면 현지인 기호와 선호를 반영한 제품 연구개발(R&D)이 필수”라고 말했다.

K푸드에 드리워진 트럼프 변수
관세에 강달러까지…K푸드 제동 걸릴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K-푸드 업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식품 기업은 특히 대미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판이다.

가장 큰 변수는 단연 ‘관세’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보편 관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공약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고율 관세가, 다른 국가에는 10~20% 수준 보편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현재 한국 식품 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식품을 수출한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 수출에 주력하는 식품 업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 관세는 한국과 같은 FTA 체결국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수출에 주력하는 식품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 또한 업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수록 밀가루, 대두 등 수입 원·부자재의 가격은 올라가는 꼴이 된다. 미국에 공장과 법인이 있는 식품 기업도 원부자재 수급, 인건비, 공장 운영, 세금 등 현지에서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현재 국내 식품 업체 중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는 곳은 농심,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이다. CJ제일제당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후 이익이 약 198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K푸드 수출에 주력하는 식품 기업일수록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업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24 미국 대선 농업·통상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통상 조건 변경 요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한 신중하고 세심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동남아 등으로 수출 운동장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건웅·반진욱·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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