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호텔, 어디로 가볼까…서울·안동·경주 전국 곳곳에
아직까지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다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한옥호텔에서 ‘옥캉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최근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국내 한옥호텔을 소개한다.
태안 탼 한옥비치리조트
지난해 12월 문을 연 호텔어라이브 2호점 ‘탼 한옥비치리조트(이하 탼)’는 태안 소원면의 작은 의항해변 언덕 위에 지어진 한옥 단지로 호텔을 찾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라운지’ 공간이다. 16개의 개별 한옥 독채와 6개의 객실형 한옥, 한옥으로 된 라운지와 라이프스타일숍 등 22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다. 탼에서는 휴식 큐레이션 ‘느긋’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면 좋다. 호텔은 작은 바닷가에 위치해 조용하고 적막하며 외부 시설과도 떨어져 있다. 호텔어라이브는 이런 고립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살려 탼을 편안히 쉬었다 가는 공간으로 꾸몄다. ‘쉼’을 잘할 수 있게 책, LP플레이어, 요가 매트, 인센스, 천체 망원경, 드로잉북, 캘리그래피 도구, 차와 커피, 보드게임 등을 모두 무료로 대여해준다.
객실에서 취사가 안 되는 대신 장작, 고구마, 마시멜로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불멍’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 주말마다 의항해변에서 진행하는 요가 프로그램도 반응이 뜨겁다.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웰컴박스도 지나치지 말자. 지역 농장에서 만든 요거트와 태안 특산품 감태로 만든 강정, 시리얼, 쌀과자, 드립커피 등 간단하지만 지역색 뚜렷한 요깃거리가 제공된다.
이외에도 호텔어라이브는 전주에도 한옥호텔 ‘시화연풍’을 운영 중이다. 1985년에 지어진 20객실의 호텔과 1912년에 지어진 110년 된 일본식 적벽돌 건물 공익질옥(일본식 전당포), 정원이 있는 한옥까지 2개의 독채(적산가옥)로 이뤄진 호텔이다.
한옥호텔 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도심 속 한옥호텔’로는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한옥호텔 담’이 눈길을 끈다. 올해 6월 문을 연 이 호텔은 한옥의 전통적인 구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내부는 서까래와 온돌바닥, 격자 창문 등 한국 전통 가옥의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마치 조선시대 한옥에 머무는 듯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객실 내부는 최신 전자기기와 현대식 욕실을 완비했다. 도심에 위치한 덕분에 경복궁, 창덕궁, 인사동 등 서울의 주요 관광지로 접근하기 수월해 관광객이 편리하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투숙객이라면 한옥호텔 담이 제격이다. 온라인 예약 사이트 기준 하루 숙박료는 ‘더블룸 남성 공유 객실’ 10만원 초반대부터 ‘럭셔리 트리플’ 30만원대 객실까지 다양하다.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한 공유 객실부터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객실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옥호텔 담에 따르면 외국인과 내국인의 투숙객 비율은 50 대 50 정도다.
더불어 이곳 호텔 직원들은 생활 한복을 입고 투숙객을 맞이해 전통적인 한국의 환대와 친절함을 보여준다. 특히 모든 고객에게 제공되는 무료 조식 서비스는 한국의 전통적인 환대 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손님들을 든든하게 배불리 먹여 보내는 ‘정’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나무 칫솔 등 친환경 어메니티에서 고객의 건강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 바이 소노·남원예촌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경북 청송에 한옥호텔&빌리지 ‘한(HAAN) 바이 소노’를 열었다. 한 바이 소노는 본래 지자체가 운영하던 ‘청송 민예촌’을 소노인터내셔널이 임차해 운영하는 한옥스테이다. 대감댁·정승댁·영감댁·교수댁·훈장댁 등 열 채 미만의 각 독채는 청송 지역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옛 상류층의 전형적인 가옥이나 영남 대부호의 고택 등을 재현했다. 한옥이지만 침대 생활이 익숙한 고객을 위해 온돌뿐 아니라 침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한옥 리조트로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의 ‘남원예촌’이 있다. 남원예촌은 국내 한옥 명장들이 직접 지은 전통 한옥 숙박 체험 시설이다. 자연 친화적 소재인 목재, 황토 흙벽, 전통 구들장, 옻칠 등 순수 고건축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건축됐다. 한복 체험, 판소리, 전통 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말은 대부분 만실이고 평일 투숙률도 70%에 이른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6호 (2024.09.11~2024.09.2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