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입장에서는 당장 폭탄으로 떠오른 ‘1조원 풋옵션’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일단락 짓는 게 갈급한 과제다. IPO를 통한 자금 마련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SSG닷컴은 2021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논의가 답보 상태다. IPO가 진행되더라도 FI 지분을 되사오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기업가치로 최소 3조3000억원을 인정받아야 FI에 1조원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SSG닷컴 몸값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유형자산 매각·유동화를 통한 자금 마련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선택지가 좁다. 알짜로 꼽히는 부동산 자산은 이미 상당 부분 팔았다. 소비재 업종에 속한 여타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은 최근 소비 심리 둔화로 시장 관심이 높지 않다. 최근까지 주력했던 SSG페이(쓱페이)와 스마일페이 매각 역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지난해 6월 신세계는 SSG페이·스마일페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토스를 선정하고 협상을 벌였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자금 마련을 위해 스타벅스 경영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스타벅스 경영권 또는 소수 지분 매각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금 마련과는 별개로, 신세계그룹은 사업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가 진행 중인 ‘오프라인 3사 통합’도 그 일환이다. 이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의 통합이다. 3사 통합으로 구매 협상력을 늘리고 물류 체계를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센터를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거나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 오프라인 3사 통합으로 기대되는 수익 개선 효과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이다.
구조조정도 계속된다. 이마트는 현재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최근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 대상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수익 부진 사업도 손질에 나섰다.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테넌트사업부로 통합, 외부 전문점 수를 축소하고 있다. 이마트 점포 내 골프 전문 매장도 정리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스포츠 매장 내 골프 전문점의 납품을 중단하고 점포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9호 (2024.05.15~2024.05.21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