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찜한 여행하기 좋은 도시 '10선'

동네 투어에도 '트렌드'가 있다. 그래서 미리 찍어 드린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빅데이터가 찜한, 올해 '뜨는 도시'와 '기대되는 도시' 리스트다.
뜨는 도시 vs 기대되는 도시
네이밍 하나로 화제가 된 곳 김천. 줄임말 좋아하는 MZ세대 성향에 착안해 '김밥천국'을 아예 축제로 가져와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대박이 난 곳이다.
요즘 '동네 파워' 장난이 아니다. 네이밍뿐 아니다. 테마 하나만 잘 잡으면 관광 대박이 터진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관광공사는 빅데이터에 기반해 '뜨는 도시, 기대되는 도시'를 선정해 리스트를 공개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이동통신 데이터(외지인 방문자 수), 내비게이션 데이터(목적지 검색 건수), 뉴엔AI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Quettai(퀘타아이)'의 주요 6개 채널 게시물 언급량을 종합 분석해 최근 방문자가 급증한 도시와 지점을 살펴본 결과다.
'뜨는 도시'는 그야말로 '뜬' 도시다. 이동통신 데이터 기반 2023년 대비 2024년 외지인 방문자 수(체류 기간을 반영한 연 인원 기준)가 10% 이상 증가한 지역이다. 이 중에서도 권역별 상위 지역을 엄선했다. 인천광역시 중구(32%↑),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21%↑),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20%↑), 충북도 충주시(19%↑)·보은군(18%↑), 경남도 함양군(16%↑), 경북도 김천시(14%↑) 등이다.
'2025년 기대되는 도시'도 한번쯤은 찍어봐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전주시, 광주광역시가 빅3로 리스트에 올라 있다. 다크호스는 군산시와 전주시다.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독서 열풍 '텍스트 힙'(소셜 언급량 10만6475%↑) 트렌드와 맞물려 군산시의 '북페어'와 전주시의 '도서관 여행'은 쌍끌이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줏대감 광주광역시 역시 무게감 있는 핫플레이스로 버티고 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지이면서 2024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연고지여서 더 주목을 끈다. 작년 사상 첫 '천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 인기는 올해도 벌써부터 뜨겁다.
패밀리 프렌들리 강원
휴가지 부동의 1위 지역 강원권의 홍천. 동네 키워드는 '패밀리 프렌들리'다. 아이는 기본.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만족하는 핫플레이스 동네다.
가족과 함께 반려동물 친화적인 장소들이 화제가 되며 가족 단위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천혜의 바위 미끄럼틀이 있어 아이들이 열광하는 '용오름계곡'(검색 건수 670%↑)과 글램핑 메카 더파크12(검색 건수 121%↑)가 최애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더파크12는 반려견 동반이 가능해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 펫룸을 다량 선보여 '견캉스(반려견 호캉스)'는 물론이고 골프까지 즐길 수 있는 '소노펫클럽앤리조트'(소셜 언급량 65%↑)도 인기몰이 중이다.
수도권, 랜드마크를 품어야 산다
수도권 주변은 단연 랜드마크 중심으로 흘러간다. 대형 리조트나 대형 쇼핑몰이 새롭게 등장하면 그곳이 여행족 블랙홀이 된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광역시 중구. 바다를 품은 신상 명소 '오션로드'가 잇달아 등장하며 여행족을 유혹하고 있다.
2024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정식 개장한 이후 '하나개해수욕장'(검색 건수 638%↑) 등 인근 해수욕장 방문객도 급증세다. 인천 내항의 오래된 곡물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상상플랫폼'(검색 건수 672%↑)도 마찬가지다.
미디어 아트 전시관과 바다 전망 카페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생샷 명소로 뜨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당일치기가 동네 인기에 핵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접근성이 톡톡히 한몫해낸 곳이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가 그렇다. 장안구는 다른 지역 대비 당일 여행객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당일 여행 비중은 놀라울 정도. 무려 95.6%를 찍는다. 전국 평균(89.9%)보다 5.7%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작년 1월 개장 이후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900만명을 돌파한 '스타필드 수원'(검색 건수 3125%↑)은 젊은 층의 '퀵턴 여행' 명소로 완전히 떠버렸다는 평가.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로 알려진 '일월수목원'(검색 건수 17%↑)도 자연과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낭만과 힐링으로 뜬 충청
낭만, 힐링. 볼 것 없다. 충청권이다. 그중에서도 충주시는 특히 '낭만'으로 기억해두자. 자연과 낭만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니 그저 상상만 해도 좋다. 핫플레이스는 작년 9월 전면 개방한 악어봉(목적지 검색 건수 622%↑)이다. 이곳, 정상에만 올라도 입이 쩍 벌어진다.
충주호의 그림 같은 풍경. 그 호수에 악어 모양의 지형이 둥지를 틀고 있다. 당연히 SNS 핫플레이스 등극이다. 수안보 지역의 온천은 충주 여행의 또 다른 매력으로 꼽힌다. 요즘 뜨고 있는 곳은 '유원재'(소셜 언급량 124%↑)다. 일본식 료칸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온천 숙소. 최근 유튜브를 통해 재차 주목받으며 힐링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다.
'산캉스' 키워드는 보은군이 보유하고 있다. 속리산을 품은, 그야말로 산캉스의 성지가 보은군이다.
대표 관광지인 법주사는 2023년 무료 개방 이후 방문객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목적지 검색 건수 29%↑). 인근 관광지들도 상승 효과를 함께 누리는 분위기다. 봄날 걷기 좋은 산책로 '속리산세조길'(목적지 검색 건수 76%↑)은 누구에게나 접근성이 좋은 '무장애 탐방로'로도 유명하다.
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속리산조각공원'(목적지 검색 건수 1106%↑)도 최근 MZ세대가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여름철엔 공원 내 계곡이 물놀이장으로 개방되면서 시원한 물놀이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동네 분석은 데이터를 통해 주목할 만한 도시의 변화와 배경을 짚어보고 관광 수요의 흐름을 세밀하게 살펴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실제 소비자 이동과 관심을 반영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관광 정책 수립과 마케팅에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얻어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