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세대를 압도하는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 능숙한 디지털 기술 활용, 자기 계발과 문화 생활에 대한 강렬한 욕망.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이 펴낸 신간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가 설명하는 디지털 시니어의 특징이다. 197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시니어는 개인용 컴퓨터(PC)와 인터넷의 등장을 몸소 경험했으며 고도 성장 이후 문화와 소비에 탐닉한 대한민국의 첫 세대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17년 고령사회(14% 이상)에 진입한 후 불과 7년 만이다. 노인은 한국 사회의 주된 소비계층으로, 헬스케어부터 문화, 교육, 여가, 패션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업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책은 디지털 시니어가 본격적으로 노년에 들어가는 2030년대를 기점으로 시니어 산업 판도가 완전히 바뀔 거라고 예언한다. 디지털 시니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거부감이 없으며,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
책은 디지털 시니어의 특성을 라이프스타일, 금융, 건강, 여가, 커뮤니티 등 키워드별로 제시하고, 시니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40.2%)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48.8%)에 근접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을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특히 눈에 띈다. 홍삼 판매 플랫폼 정관장몰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원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월마트는 노인 고객의 동선을 줄여주기 위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 밖에서 수령하는 '커브사이드 픽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을 활용하는 것도 동년배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기업들은 70대 유튜버 박막례, 시니어 모델 그룹 아저씨즈 등을 통해 동년배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신뢰를 주고 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