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앙리는 1928년 프랑스 랑그르에서 태어났다. 아마추어 화가였던 조부는 어린 앙리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고 자연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1947년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한 미셸 앙리는 외젠 나르본에게서 구성의 미학적 엄격함을, 샤플랭 미디로부터 과학적인 색채 활용과 유연한 붓 터치, 구성의 조율을 배웠다.
그는 20대의 나이에 이미 화가로서 최고의 명예로운 상을 모두 받으며 예술계의 엘리트로 성장했다. 메종 데카르트 상을 받아 네덜란드 국비 장학생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유학하기도 하고, 스페인에서도 카사 드 벨라스케스 상을 받았다. 1960년대, 미셸 앙리는 본격적으로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풍부한 색채와 구성으로 유명해졌으며,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나는 내 삶의 대부분을 꽃과 함께 보냈다. 꽃의 색, 향기, 그들의 생명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컬러는 꽃 안에 있다는 것을.” 미셸 앙리는 일상적인 장면 속, 정물과 꽃을 주제로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 화풍을 보여준다. 빛과 투명성의 재현을 향한 그의 열정은 ‘아름다운 꽃과 빛을 향한 예찬’ 그대로이다. 그의 손 끝에서 피어나는 꽃은 마치 우리 눈 앞에 생생한 꽃다발을 건네준다.

2016년 미셸 앙리는 세상을 떠났다. 고령의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았던 미셸 앙리가 표현하는 그림은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고 색채가 가득했다. 정물과 풍경을 하나의 캔버스에 조화롭게 담아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예술적 유산으로 남아있다.
프랑스 미술 평론가 파트리스 드 라 페리에르는 미셸 앙리에 대해 “미셸 앙리의 정물화는 마법과 같습니다. 창가에 놓인 화려한 꽃다발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파리, 베니스, 로마의 풍경 속으로, 신비한 깊이를 향해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는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작품에 담아내며 예술적 품위를 지켰습니다”라고 평가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은 꽃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꽃을 사랑한 화가의 색채 속에는 감정을 영원한 빛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선 위대한 컬러리스트로서의 미셸 앙리의 오리지널 작품 110점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25년 3월 16일
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동성갤러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9호(25.3.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