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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000만 명이 쓰는 여행 앱 트리플 CPO가 털어놓은 제대로 ‘뜨는 법’

김혜성 기자
입력 : 
2024-10-17 08: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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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이 누적 회원 수 1000만 명을 기록했다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트리플이 누적 회원 수 1000만 명을 기록했다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회원 수 자그마치 1000만 명. 2024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 수는 5175만 명이다. 한국인 중 5.1명이 사용했거나 사용 중이라는 말이다. 201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7년 5개월여 만에 이룩한 성과다.

수많은 여행 플랫폼이 물밀듯 쏟아져 나오고 언제 그랬냐는 듯 사장 당하는 시대다. 그 속에서 1000만 명의 눈길을 사로잡은 게 ‘트리플’이다. 지금부터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캐물어 알아낸 ‘뜨는 법’을 여러분과 공유한다.

그다지 익숙지 않은 ‘CPO’라는 용어를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플랫폼에서 이용객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앱 내에서 편안한 동선을 만들고 상품을 전시하는 최고 책임자다.

“트리플 너 누구야” 네가 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아
트리플 홍보 문구 / 사진=트리플
트리플 홍보 문구 / 사진=트리플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CPO가 한마디로 표현한 트리플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여행 앱’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가 앱을 쓰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지와 코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쓰면 쓸수록 몸에 더 착 붙는 초개인적인 여행 앱인 셈이다.

통상 일반적인 여행 앱은 대부분 여행 전 숙박이나 체험 등 상품을 팔기 위해 존재한다. 트리플은 다르다. 여행의 전 과정을 돕는다. 비단 여행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여행 전 계획 짜기, 여행할 때 여행자의 현재 위치와 상황에 맞는 현지 정보 제공, 여행이 끝나고는 후기를 작성하며 다른 여행객과 소통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에 트리플의 여행 후기는 알아서 쭉쭉 늘고 있다. 하나를 적으면 열을 추천해 주니 여행 후기를 늘려가는 맛이 있다. 김 CPO 역시 트리플의 후기 중독자 중 한 명이다. 그가 트리플에 작성한 여행 후기는 473건, 트리플 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을 짜서 다녀온 여행은 무려 39번이다.

J를 위한 앱이라고들 합니다만...
트리플 앱 내 일정 짜기 / 사진=트리플
트리플 앱 내 일정 짜기 / 사진=트리플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BTI) 검사가 유행하면서 트리플 앱에 별명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MBTI의 네 개 유형 중 판단형인 저징(Judging)을 뜻하는 ‘J를 위한 앱’이라는 별칭이다. 트리플 앱 내에 있는 일정 기능이 이 별명을 만드는데 한몫 톡톡히 했다. 이 기능은 여행자 사이에서 트리플을 퍼져나가게 한 성공작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계획 짜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앱이라는 말이다. MBTI에서 P는 이와 상반하는 유형으로 흔히 계획보다는 즉흥적으로 행동하기 좋아하는 인식형인 퍼시빙(perceiving)을 의미한다.

(좌) 트리플 일정 기능 /  사진=트리플 (우) 계획 / 사진=pexels
(좌) 트리플 일정 기능 / 사진=트리플 (우) 계획 / 사진=pexels

일정에 임의의 여행지를 설정하고 숙소나 식당 등을 추가하면 지도에 동선이 뜬다. 여기에 여행 동행자를 초대해서 같이 일정을 짤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 3~4명 등 여럿이 여행을 갈 때 ‘총무를 누가 맡을 것이냐’도 골칫거리다. 그 고민은 트리플에 떠넘기면 그만이다. 카드와 현금 등을 구분해 사용 금액을 즉각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가계부도 일정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번개 모임도 좋아하는 P를 위해 탄생했어요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CPO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CPO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김 CPO는 “사실 트리플은 P를 위해 만들어진 앱”이라며 “트리플을 이용하면 굳이 일정을 짜고 가지 않더라도 여행객의 위치에 맞는 장소를 추천해 준다. 기존 방문 기록도 알고 있기에 여행 취향에 따라 추천 순위도 사용자별로 달라진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트리플 앱의 배낭톡 기능을 쓰면 ‘여행지에서 설레는 인연’도 만들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여행 중인 이용자들과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이다. 표 양도나 주변 맛집 등 정보를 얻거나 일부 일정을 함께할 동행자도 찾을 수 있다.

이에 김 CPO는 “실제로 배낭톡은 트리플 직원들도 정말 많이 쓰는 기능으로 한 직원은 작년 연말에 방콕에서 같이 불꽃놀이를 하고 술도 한잔하고 헤어졌다는 훈훈한 얘기를 들려줬다”면서 “전체 이용자의 73%가 2030이기에 또래끼리 만나 친구로 지낼 수 있어 더 만족감이 높다”고 전했다.

“느 앱엔 이런 거 없지?” 트리플의 독보적인 기능 세 가지
일정 짜기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일정 짜기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김 CPO가 꼽은 트리플의 독보적인 기능 세 가지는 ‘일정 짜기’, ‘AI 추천 여행’, ‘한눈에 보는 항공 시세’다. 일정 짜기 기능은 앞서 언급했듯이 항공, 숙소, 명소, 맛집 등 모든 일정과 그의 동선까지 지도상에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트리플 앱을 거쳐 구매한 항공권이나 숙소는 일정에 자동으로 들어온다. 번거롭게 이 앱, 저 앱을 껐다 켰다 하며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는 말이다.

트리플 AI 추천 일정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트리플 AI 추천 일정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여행 채비에 시간을 쏟기 어려운 바쁜 이들은 AI 추천 여행이 제격이다. 트리플의 AI는 요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너도나도 적용하는 엉성한 AI가 아니다. 트리플 앱은 2017년 태생부터 인공지능을 장착한 채 태어났다. AI 수저를 물고 태어난 트리플에는 약 7년간 1000만 개의 여행객 일정과 후기가 쌓였다.

떠나고 싶은 도시, 일정, 동반자 유형, 선호하는 여행 유형을 트리플 앱에 입력하면 AI가 숙소부터 관광지까지 최적의 수를 계산해 일정을 짜준다. 몇 군데만 골라내 입맛에 맞게 맞추면 여행 코스가 뚝딱 나온다.

김 CPO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 중 많이 언급되는 게 여행”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정보를 찾는 이들은 많지만 자신이 찾는 여행 정보를 얻는 일이 쉽지 않기에 이런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 같다”며 “AI의 성공은 결국 ‘서비스가 제공하는 정보가 얼마나 많고 특색 있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고 이는 트리플이 출시 후 지금까지 변함없는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트리플은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특색 있는 여행 데이터베이스(DB)를 충분히 확보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기고 있다”며 “네이버 클로바X 등 AI 플랫폼이 여행 콘텐츠를 제공할 때 트리플과 손잡고 제공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한눈에 보는 항공 시세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한눈에 보는 항공 시세 / 사진=트리플 홈페이지

저렴한 항공권을 거머쥐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먼저 트리플 앱을 켠 휴대전화를 손아귀에 꼭 쥐는 게 좋다. 트리플 앱의 한눈에 보는 항공 시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외 항공권의 가격 추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예측하는 기능이다. 여행지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언제가 가장 저렴한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물론 2020년부터 쌓아온 자사의 항공권 판매 통계를 기반으로 해 트리플의 항공권이 타 플랫폼보다 무조건 저렴하거나 항공권 시세 예측이 100%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전 세계 도시마다 월별 평균 항공 요금, 출국 및 입국일별 최저가와 최고가 정보를 표로 정리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점이 있다. 관심 도시를 별도로 설정해 항공권 최저가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이용자의 00을 바꾸는 앱, 사랑받으리라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CPO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김연정 인터파크트리플 CPO / 사진=인터파크트리플

트리플은 사랑받는 앱임을 1000만이라는 숫자로 증명했다.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으니 김 CPO에게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용자의 패턴(Pattern)을 바꿔야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기보다는 트리플이 가지고 있는 서비스 콘셉트 자체가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트리플이 탄생하기 전에 우리의 여행 준비는 가이드북과 엑셀 파일 등으로 제작한 일정표 등 프린트물이었죠. 트리플을 이용하기 전과는 여행 준비의 패턴이 아예 뒤바뀝니다.”

여행 초보부터 여행 고수까지. 여행지에서는 모두 현지인처럼 즐기고 싶어 한다. 그 바람과 달리 트리플 출시 이전의 여행족은 한 손에는 엑셀 일정표를 들고 다른 손에는 가이드북을 들고 다녔다. 누가 보아도 외지인이다. 김 CPO는 여행객을 여유롭게 휴대전화만 들고 다니는 현지인처럼 보이도록 한 게 트리플 성장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설명한다.

변화, 변화, 또 변화…트리플은 진짜 유명한 변화무쌍 기업임
트리플 앱 / 사진=트리플
트리플 앱 / 사진=트리플

트리플은 여행객의 패턴을 한번 바꾼 것에 안주하지 않는다. 1000만 누적 회원 수를 기록하고도 축하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에 집중한다. 먼저 여행객들이 더 빠르게 트리플 내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대화형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내 아이디어 행사에서 1위를 차지한 기능도 앱에 추가한다. 여행지에서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임무를 주고 이를 완수한 이용자에게는 적립금 등 보상을 지급하는 게임 요소를 앱에 넣을 예정이다.

트리플의 이번 목표는 ‘여행의 시작점’을 바꾸는 것이다. 여행할 때 통상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여행지를 정하는 것. 그리고 다음은 항공권을 사는 일이다. 김 CPO는 “쇼핑몰 앱에서 옷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옷이 생기는 것처럼 트리플에서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읽다가 마음에 드는 여행지가 생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티칸 / 사진=pexels
바티칸 / 사진=pexels

‘크리스마스에 바티칸에 가보고 싶다’는 등 일단 여행 욕구가 들었다면 게임 끝이다. 트리플 앱 안에서 가격 비교로 항공권, 숙소, 관광지 입장권 등을 한꺼번에 예약할 수 있다. 앱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는 ‘셀프패키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앱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면 숙소를 구매할 때 더 저렴해지고 관광 표를 살 때는 여기에 추가 할인을 받는 구조다. 여럿이 여행 떠나는 경우에도 트리플 일정판에 동행인을 초대하면 모두가 동일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트리플 코리아’ 플랫폼을 출시해 이제 외국인 공략에도 나섰다. 방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 관광 앱으로 우선 일본어와 영어로 출시했다. 올해는 중국어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메가 플랫폼이 탄생한다
(좌) 야놀자 (우) 인터파크트리플
(좌) 야놀자 (우) 인터파크트리플

인터파크트리플은 오는 12월 야놀자와 법인 합병도 앞두고 있다. 연내에 두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놀(NOL) 유니버스’라는 생태계로 구축한다.

김 CPO는 “아무래도 트리플 공동 대표 시절보다 더 챙겨야 할 업무가 훨씬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국내 여행계의 선도적인 기업 야놀자와 해외여행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터파크트리플의 합병 이후에 더 큰 사업적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두 법인의 메가 플랫폼 구축 소식 이후 일각에서는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 CPO는 “국내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게 야놀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트리플에도 야놀자 상품이 많이 노출되는 실정이지만 중소기업 등과도 활발히 여행 상품을 협업하고 있다”며 “상품 노출 우선순위는 모두에게 일괄로 띄우는 게 아니라 이용자의 이용 통계를 분석해 뜨는 거라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CPO는 “여행 앱이라고 했을 때 트리플을 가장 첫 번째로 생각나게 하는 게 목표다”는 야심 가득한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1000만 명의 고객이 트리플에서 단순히 여행 정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거기에서 나아가 트리플 안에서 여행의 모든 과정이 더 쉽고 편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이용자들이 더 쉬운 여행을 할 수 있게 트리플은 계속 진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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