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63개국 224편 상영
박찬욱 각본 참여한 '전, 란'
'지옥2' 등 넷플릭스作 눈길
2024 칸 황금종려상 '아노라'
틸다 스윈턴 '룸 넥스트…' 등
해외 유명 수상작 한자리에
박찬욱 각본 참여한 '전, 란'
'지옥2' 등 넷플릭스作 눈길
2024 칸 황금종려상 '아노라'
틸다 스윈턴 '룸 넥스트…' 등
해외 유명 수상작 한자리에

눈길을 끄는 작품은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다. 김상만 감독의 작품인데 연출자보다 더 눈에 띄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박찬욱 감독이다. 박 감독이 '전, 란'의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다. 주인공은 무신 양반가의 외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인 천영(강동원), 그리고 비겁하고 고집스러운 왕 선조(차승원)다. 종려와 천영은 신분을 초월한 '동무'이지만, 종려의 노비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종려는 주동자가 천영이라고 오해한다. 전(戰)과 란(亂)이 피튀기는 쟁투를 그리는 시대, 복수(複數)의 검이 서로를 겨눈다. '전, 란'은 BIFF의 꽃인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OTT 영화'의 성장세를 가늠케 한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올해 칸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 등 '2관왕'에 오른 작품으로 BIFF를 찾았다. 가족을 위해 범죄생활을 청산하고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마약 카르텔 두목 델 몬테(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와 조력자 리타(조이 살다나)를 다뤘는데, 배우 가스콘이 실제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배우란 이력은 이 영화의 깊이를 더한다. 스릴러와 뮤지컬을 결합하는 독특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또 하나의 명작을 관객에게 선물한다.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올해 칸 각본상 수상작 '서브스턴스'는 한물간 왕년의 스타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신물질을 몸에 주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의 몸에서 아름다운 수(마거릿 퀄리)가 태어나고, 둘은 동일인이면서 전혀 다른 인격으로 갈등한다. 다시 젊어지고 싶다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풀어낸 보디 호러물인데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눈을 뗄 수가 없는 결말이 예정돼 있어 BIFF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브루노 뒤몽의 신작 '엠파이어'도 BIFF에 소개된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패러디물인데 프랑스 북부 오팔 해안을 배경으로 선과 악으로 상징되는 두 세계의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칸영화제 초청작 자장커의 '풍류일대', 키릴 세레브레니코프 '리모노프: 에디의 발라드', 그리고 칸 경쟁부문에 뒤늦게 초청되며 본상이 아닌 특별 감독상을 받아 주목을 끈 모함마드 라술로프의 '신성한 무화과의 씨앗'도 BIFF를 수놓는다.
국제영화제에서 주로 금기시됐던 OTT 오리지널 작품의 약진은 이번 BIFF의 또 다른 특징이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가 BIFF를 통해 최초 공개돼서다. 사망했던 정진수 의장(김성철)이 부활하면서 새진리회가 다시 활력을 찾고, 그사이 1편에 등장했던 화살촉과 소도 세력이 각자의 욕망을 품으며 서로에게 '지옥'이 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일본 작품 '이별, 그 뒤에도', 넷플릭스 대만 작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도 BIFF를 찾는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