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 700만 돌파
'쿵푸팬더4' '위시' 등도 선방
상반기 박스오피스 30% 차지
다양한 소재·캐릭터 등장하며
팬데믹 이전보다 2배 성장해
'쿵푸팬더4' '위시' 등도 선방
상반기 박스오피스 30% 차지
다양한 소재·캐릭터 등장하며
팬데믹 이전보다 2배 성장해

#. 다양한 캐릭터 굿즈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파산핑'으로 불리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첫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이 연일 화제다. 다음달 8일 개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딸 데리고 봐야 할 게 또 생겼네" "여름방학 기간 예매가 치열하겠어요"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또 다른 인기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가 첫 극장판 '셀럽 인 베이커리 타운'을 선보이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저출산으로 아동 인구는 줄고 있지만 이처럼 애니메이션 영화의 존재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영화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애니메이션 영화가 소재나 스토리, 캐릭터 면에서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시각·음향 등 기술적으로도 크게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귀여운 캐릭터나 천진난만한 판타지를 즐기는 '키덜트(키즈+어덜트)' 문화와 유튜브 영상, 캐릭터 굿즈 등 애니메이션 소비 형태가 다양화·일상화한 영향도 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박스오피스 톱50'에 든 영화 50편 가운데 14편(28%)이 애니메이션 영화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상반기 박스오피스 상위 50위에 든 애니메이션 영화는 4편(8%)뿐이었다. 2019년 한 해를 기준으로 봐도 애니메이션 영화는 단 6편(12%)만이 박스오피스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극장에서 함께 경쟁을 벌이는 일반 영화의 개봉 편수가 급감하면서 애니메이션 영화의 비중이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2014)이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애니메이션 영화의 극장 매출액 점유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에도 애니메이션 영화의 약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누적 관객 723만명을 동원한 '엘리멘탈'은 지난해 전체 극장 개봉작 가운데 1000만명을 넘어선 영화인 '서울의 봄' '범죄도시3'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30·40대 향수를 자극하며 또 다른 복고 유행을 불러왔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누적 관객 478만명)는 연중 내내 특별상영을 이어갔고, '아바타'(349만명)도 지난해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랐다. 이 같은 흐름에 메가박스는 지난 5월 말 1년 내내 디즈니 영화만 상영하는 전용관 '디즈니 시네마'(스크린 쿼터 기간 제외)를 서울 코엑스점에 오픈했다. 디즈니 시네마는 이달 11일까지 운영한 첫 라인업으로 '코코' '월-E' '니모를 찾아서' '토이 스토리' 등 '픽사 컬렉션' 기획전을 진행해 애니메이션 영화 8편을 상영했다. 특히 '코코'는 국내에서 처음 입체 음향 '돌비 사운드'를 통해 상영됐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향후 마블, 디즈니 클래식 등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눈에 띄는 것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 비해 한국 애니메이션이 많아졌다. 일례로 '캐치! 티니핑'은 우주 어딘가의 '이모션 왕국'에서 지구로 뿔뿔이 흩어진 마음 요정 '티니핑'들을 잡으러 온 소녀 '로미'의 이야기다. 티니핑은 사람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하츄핑', 모든 걸 귀찮아하게 만드는 '차나핑' 등 100여 종에 달해 매 편마다 신선한 재미를 준다. '브레드 이발소'는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의 조수 '윌크'가 디저트들을 맛있게 꾸며주는 빵집 최고의 메이크오버쇼로 역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