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리젠시 다낭

낯선 나라로의 여행은 설레지만 두렵다. 모르는 언어, 모르는 공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해외여행을 떠날 때면 늘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 타고 약 5시간. 처음 발 디뎌도, 언어를 몰라도 두렵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다낭시'로 불리는 베트남 다낭이다.
강렬한 붉은 국기가 곳곳에서 휘날리고 도로 위 분주한 오토바이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곳 다낭에선 친숙한 한글 간판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
실제로 다낭에서 3박4일을 지내며 한국어에 능한 현지인을 많이 만났다. 다낭에서 만난 사람들은 처음엔 영어로 말을 건네다 못 알아듣는 낌새가 보이면 곧바로 한국말을 하곤 했다. "20만동!" "이렇게" "할인해줄게" 친숙한 언어에 이해가 퍼뜩 됐다.
롯데마트에서 만난 직원들은 할인 꿀팁을 귀띔해주었고, 길을 잃어 헤맬 때면 도움이 필요하냐며 먼저 다가와 주기도 했다. 무시와 불통의 두려움이 사라지자, 마음이 활짝 열렸다.

한적하고 따사로운 분위기…휴양에 딱, 다낭
우연의 일치일까. 다낭에는 서울의 한강과 이름이 같은 '한강'이 흐른다. 다낭의 남북으로 흐르는 한강은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강 위의 용다리에서는 주말 저녁 9시마다 용이 불을 뿜어내는 불쇼가 이뤄진다.
한강 남쪽으로는 미케 비치와 오행산이 있다. 포브스가 뽑은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인 미케 비치는 9㎞ 백사장이 펼쳐진 잔잔한 바다로 수영과 서핑을 즐기기 제격이다. 손오공이 500년간 갇혀 있었다고 알려진 오행산은 대리석으로 이뤄진 천연동굴과 사원이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해안, 강, 산, 도시가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 다낭은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특히 물가가 무척 저렴해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다.

다낭에는 휴양 시설이 무척 많은데 그중 선두는 '하얏트 리젠시 다낭'이다. 리젠시에서만 3박4일을 보냈는데, 지루할 틈 없이 황홀했다.
조용한 논누옥 해변을 품은 리조트 거의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24시간 내내 바다가 끊임없이 "이것이 바다야"라고 말하듯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침대에서 욕실에서 언제든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다낭을 떠날 때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더 이상 리젠시에서 묵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아시아 스타일의 스위트룸 객실은 고급스러우면서 편안한 느낌을 줬다. 목재 가구와 도자기 찻잔 등에 이국적 매력이 가득했다. 그 밖에도 섬세한 어메니티와 넉넉한 가구 배치에 귀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었다.
낯선 곳에 가면 괜히 부지런히 움직이게 된다. 그 마음을 아는지 리조트에는 아침을 여는 요가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문강사가 한 시간 동안 동작을 가르쳐 주는데 적당히 땀이 날 정도의 피트니스는 하루의 출발을 뿌듯하게 만들어줬다.
이 밖에도 리조트는 전 연령을 아우르는 액티비티를 준비해 누구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투숙객은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센터는 에어로빅 룸, 플런지 풀, 온수 욕조, 스팀룸 및 사우나를 두루 갖췄다. 또 스쿼시, 테니스, 스크린골프, 비치 발리볼 등도 즐길 수 있으며 보디보딩, 패들보딩, 카누 등 해상 스포츠도 무료로 제공된다.

전용 건물을 갖춘 스파는 하얏트 리젠시에서 가장 공들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스파 건물은 바닥이 모두 돌다리라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다. 경건한 음악과 물소리가 흐르는 건물을 찬찬히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다낭에서의 식사는 식사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하얏트 리젠시에서는 저마다 개성을 지닌 7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전통 베트남 요리부터 이탈리아 정통 요리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또 바다에서 불쇼를 보거나, 테라스에서 영화를 즐기는 등 콘텐츠가 마련돼 눈과 귀가 즐겁다.
새롭게 론칭한 르프티셰프(Le Petit Chef)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불 꺼진 식당에서 빔프로젝터가 하얀 식탁만을 환하게 비춘다. 일행이 모두 착석하면 식탁은 하나의 도화지가 되어, 90분 동안 애니메이션과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짧은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고 나면, 애니메이션 속 음식이 그대로 접시에 플레이팅된다. F&B 직원들이 총출동해 메뉴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준다.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었다.
하얏트 르프티셰프 주방장은 '대접의 힘(power of giving)'을 말하며 경험 그 자체가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협조=햐앗트 리젠시 다낭
[다낭 유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