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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매경춘추] 지금은 미국주식 시대

입력 : 
2025-05-07 17:58:35
수정 : 
2025-05-07 17:59:54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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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특히 팰런티어와 같은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2위에 오르는 등 인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규제가 예측 가능한 미국 자본시장의 장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해외 투자 확대에 맞춰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통적인 중개 수수료 수익 구조를 넘어서야 할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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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팰런티어를 아시나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올해 서학개미 순매수액 기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팰런티어의 이름을 아는 국내 투자자는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외에도 많은 미국 주식이 서학개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 미국 주식에 대해 정보를 교류하는 토론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천 개의 글이 올라온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유행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중 미국 주식 비중은 2019년 말 58%에서 지난해 90%까지 높아졌다. 미국 주식 투자 증가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 투자 금액 자체도 152억달러에서 1161억달러로 8배가량 증가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만 140조원이 넘는 셈이다. 미국 주식을 사고 싶지만 한 번도 증권 계좌를 개설해본 적이 없고, 주식을 사본 적이 없었던 60대 할머니도 모바일로 편리하게 테슬라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같은 인기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전 세계적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미국 시장에서만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투자자 역시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정보가 투명하며 규제 또한 예측 가능하다. 글로벌 투자가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환 변동성과 국내 기업 대비 정보량이 적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 투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 국내 투자자들도 편승할 수밖에 없었던 것. '서학개미들의 선택'이 아닌 '글로벌 자본의 본능'이라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굳이 코스피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수익률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미국 시장의 우상향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굳건하다. 미국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 증가는 세계 경제의 혁신 및 성장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쿠팡과 네이버웹툰이 미국 시장을 선택한 이유 역시 명확해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의 제한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기보다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있었을 것이다.

국내 증권주들은 전통적으로 저평가 업종으로 분류돼 왔다. 대형 증권사들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데 사업 영역이 대부분 국내에 한정돼 있고 아직 글로벌 사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성장 산업이 아니라는 혹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투자 지도와 증권산업 지도를 그려야 한다. 장기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중개 수수료 수익 관점에서 벗어나 국경이 무의미해진 투자 지도 위에 최적화된 투자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증권업계에 주어진 숙제인 것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김승연 넥스트증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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