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디어 박람회서
韓기업들 경쟁력 약화 우려
미디어서도 中 기술력 껑충
차기정부 정책 대전환 필수
韓기업들 경쟁력 약화 우려
미디어서도 中 기술력 껑충
차기정부 정책 대전환 필수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미디어·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 지원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 NAB Show는 이 같은 동향과 전망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회 겸 콘퍼런스다.
이 행사는 1923년부터 100년 넘게 개최되고 있는 세계 최대 방송 전시회로, 미디어 산업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제품이 소개되고 미래 발전 방향이 논의되는 자리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인공지능(AI), 가상 제작(버추얼 프로덕션), 스트리밍 등 다양한 관련 신기술이 방송 산업의 각 부문에서 미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먼저 AI 기술은 촬영, 편집, 자막, 송출 등 제작 전 과정에 AI가 적용된 사례가 풍부하게 소개됐다. 특히 편집, 자막 생성, 무인 제작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효율화 성능 향상이 놀라웠다. 버추얼 프로덕션의 경우 관련 기술의 정교함도 돋보였지만 저비용으로 가상현실 배경 설정과 촬영, 편집이 가능한 솔루션이 많았다.
한편 이러한 기술 발전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 내 산업 간 영역 파괴와 콘텐츠 다양화가 더 급속한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였다. 그리고 다른 산업과 접목한 비즈니스 아이템 개발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며 지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은 우수한 제작 역량과 창의성,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품을 수년째 연속적으로 제작하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주요 투자 대상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가 지속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제작비 상승과 외국 OTT의 국내 시장 장악, 유튜브·인스타그램·릴스 등 소셜 동영상 시청 시간 증가, 중국의 미디어 경쟁력 강화와 같은 대내외 위협 아래 놓여 있는 우리 업계는 콘텐츠 제작 역량 약화, 투자 축소, 기술 개발 지체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미디어 산업의 미래에 대한 관계자들의 비관적 전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NAB Show에서도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취업유발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핵심 성장 산업이다. 그리고 종사자 수 70만명과 12만개의 기업이 속한 중요 고용 산업이다. 이 같은 성과에 비견되는 산업은 반도체·자동차 산업 정도다.
그러나 향후 10년 이상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국제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이 산업이 활력을 잃고 시들어가고 있다. 차기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전환적인 정책을 추진해주기 바란다. 말보다는 실행하고, 관행적인 지원보다는 시장이 놀랄 정도의 대규모 지원을 하는 차기 정부를 기대한다.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