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 AI 연구자는 2만1000명으로 세계 9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는 2023년부터 AI 인재 유출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리고 통계청은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2022년 210만명이던 대학생이 2040년에는 119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AI가 단순 추론을 넘어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단계까지 진화하며,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 AX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전략, 인프라, 자금, 인재라는 네 박자가 균형을 갖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핵심 인재 확보가 그 시작점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10x 엔지니어'라고 불리는 일반 개발자 10명 이상의 몫을 해내는 리더 개발자 확보를 위해 100억원이 넘는 파격적 보상까지 제시되며 일론 머스크가 "가장 미친 인재전쟁"이라고 말할 만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AI 시장에서 이러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인재는 이제는 '국가전략자산'으로 인식해야 하고, 체계적 육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먼저 AI·디지털 인재풀이 작은 우리나라는 학위·비학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 핵심 인재 육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전국 58개 소프트웨어(SW) 중심 대학의 확대를 통한 저변 확충과 함께 AI 분야별로 AI 모델, AI 반도체, 사이버 보안, 공간컴퓨팅, 그리고 피지컬 AI 등의 특화 대학원 확충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와 연계해 높은 전문성·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
또한 안정적이고 혁신적 연구를 위해 대학 ICT연구센터, SW스타랩 같은 연구 몰입 기초조직의 대폭 확대도 필요하다. 그리고 재능은 꼭 학위 과정을 통해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SW 마에스트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같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형 인재를 육성하는 비학위 과정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또한 싱가포르 사례처럼 부족한 인적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연구도 중요하다. 지난해 구축한 '국가AI연구거점' '글로벌AI프론티어랩'에 더해 해외 선도 대학·연구기관을 협력 파트너로 하는 국제 공동 연구의 확대가 필요하다.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에 있어서도 비자 요건 완화, 영주권 패스트트랙 등 과감한 인센티브와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개선으로 장기 정착을 유도하는 종합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 인재의 우수성은 이번 'CES 2025'에서 46%의 혁신상 수상을 통해 증명됐다. AI 전쟁의 성패를 가를 AX 핵심 인재의 과감하고 체계적인 육성으로 AI G3 도약을 기대해 본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